과거에는 미인의 얼굴을 표현하라고 하면 흔히 반달 같은 눈과 마늘쪽 같은 코, 앵두 같은 입술에다 계란 같은 얼굴형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이 모습을 상상해보면 작고 단아한 이목구비가 그려진다.
미인의 얼굴은 관상학적으로도 좋은 운을 갖고 있다. 반달 같은 눈은 검고 길고 그윽하면서도 초롱초롱 빛난다. 깊은 눈 속에 드리운 맑고 검은 눈동자는 총명함과 적당한 센스를 내비치며, 아름다운 모양새는 부귀와 영화를 가져 온다고 했다.
마늘쪽 같은 코는 색깔이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너무 크거나 작지 않으면서 휘거나 굽어짐이 없이 곧고 바르며, 끝 부분은 도톰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앵두 같은 입술은 작고 도톰하면서도 꼭 다물어져 있고 빛깔은 선명하게 붉다.
꼭 다문 입 속에 들어 있는 치아는 깨끗하고 흰색을 띄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옛 고사성어에도 단순호치(丹脣皓齒), 즉 붉은 입술에 흰 치아를 갖추어야 미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문화적인 전성기를 누렸던 로마시대에는 치아표백을 위해 무화가 열매를 태워 가루를 낸 뒤 꿀과 감송향을 섞어 발랐다는 기록도 있다. 그만큼 흰 치아는 미인이 갖추어야 할 조건처럼 인식됐다.
요즘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미인의 조건 가운데 흰 치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형화 된 얼굴이 많은 시대에, 잘 생긴 이목구비만으로는 더 이상 `아름답다`라는 말을 듣기가 어렵다.
일부 민간에서는 흰 이를 만들기 위해 레몬즙이나 베이킹 소다로 문지르기도 하는데 이런 방법은 일시적인 미백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오래 지속시킬 수는 없고, 다른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재석 USC치대박사ㆍ서울 청담동 미프로치과원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