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원이 민간은행의 국유화를 목표로 한 법안을 의결, 은행 국유화의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독일 하원은 지난 20일 모기지 은행인 히포리얼에스테이트(HRE)의 국유화를 위한 '긴급인수법안(Emergency Takeover Law)'을 찬성 379표, 반대 107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조만간 상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을 거쳐 다음달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관측통들은 법안의 상원 통과가 유력시되는 만큼 독일이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사실상 은행을 국유화하는 길을 터놓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 법안은 금융위기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은행을 구제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정부가 민간지분을 압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독일 정부는 이 법안의 시효인 6월말까지 HRE의 민간지분에 대한 유상 압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의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악셀 웨버 총재는 "HRE는 지난해 9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보다 훨씬 더 큰 고비를 여러 차례 견뎌 왔다"면서 "결코 HRE가 파산하도록 방치하진 않을 것"이라고 HRE회생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독일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HRE에 870억유로의 채무보증을 제공했으나, 자본확충을 위해 약 100억유로의 자금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