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우리당 의원직을 사퇴해 관심을 모았던 정덕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가 오는 5월부터 12월까지 중국 인민대학에서 박사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융정책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정 교수는 국제금융기구(IMF) 협상 수석대표와 산업자원부 장관을 거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금융정책통으로 중국의 인민은행과 은행감독위원회ㆍ보험감독위원회 관료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45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외환위기 예방 ▦환율체계 ▦국제자본 이동 규제 등을 강의하게 된다.
정 교수는 "중국은 분명 한국에 위협이지만 중국의 기회요인을 더 크게 보고 한중 양국간 협력 증진을 위해 더욱 노력할 생각"이라며 "이 같은 취지에서 앞서 베이징대 초빙교수를 맡으면서 받은 강의료를 중국 학생들의 학비지원에 썼고 이번에도 강의료를 장학금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최근 미중간 첨예한 갈등요인인 위안화 절상 및 금융개혁 문제에 대해 "중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이나 위안화 절상은 중국과 미국 모두가 바라는 게 아니다"며 "중국은 미국측의 양해 아래 단기외채를 줄이고 가공무역 억제를 통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축소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의원직 사퇴에 대해 "정치권에 입문해서 소명을 다하지 못했지만 미련은 없다"며 "여당이 사분오열되고 있는 마당에 더이상 의원직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한 건 의원직을 버리고 났더니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면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앞으로 학자로서 학문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며 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