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베이비부머, 창업 시장 큰손으로

까페베네등 대형 프랜차이즈 급속 성장엔<br>풍부한 자금력 갖춘 중장년층 수요 한 몫<br>고가 브랜드 공격 경영에 우려 목소리도

한국맥도날드, 카페베네, 뚜레쥬르, 파리바게뜨 등의 공통점은? 정답은 바로 창업 비용이 많이 드는 고가 브랜드라는 점이다. 실제 맥도날드는 6억원, 카페베네는 4억원 이상,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는 4억원 가량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웬만한 재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창업을 꿈꿀 수 조차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런 브랜드들이 최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공격 경영을 공언했다. 맥도날드는 2015년까지 가맹점 200개를 새로 열 것이라고 밝혔고,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 등도 올해 300여개 정도 점포를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커피 전문점 시장의 기린아로 통하는 카페베네도 올해 300개 점포를 확장키로 했다. 이런 목표치를 근거로 창업비용을 단순 계산하면 맥도날드가 5년간 1,200억원(연간 240억원), 뚜레쥬르 및 파리바게뜨가 올해 각각 1,200억원, 카페베네도 1,200억원을 시중에서 흡수하게 된다. 계획대로 되면 올해만 4,000억원 가량의 돈이 이들 브랜드로 빨려 들어가는 셈. 국내 경제 구조가 양극화됐고, 창업 시장도 예외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최근 이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확장세는 이례적이다. 지난해 300여개의 신규점포를 연 카페베네의 경우 점포를 못 잡아 대기 중인 예비점주만 50명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 전문가들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과 자금력을 갖춘 중장년층의 창업 수요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대형 브랜드들이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기능을 하고 있다"며 "은퇴 이후 인지도가 높고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브랜드를 창업하려는 대기 수요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생계형 창업과 달리 투자형 창업은 기대 수익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며 "창업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도 "부업 개념으로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에 관심을 갖는 중산층이 적지 않다"며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그런 수요를 흡수한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고가 브랜드의 공격 경영을 바라보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의 한 전문가는 "시장이 더 크지 못한 채 브랜드간에 쟁탈전만 빚어질 수도 있다"며 "예비창업자와 프랜차이즈본사가 서로 윈-윈 하려면 가맹정보공개서의 정보가 보다 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브랜드의 상당수가 해외산이라 로열티를 지불해야 되는 만큼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성장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있다"며 "브랜드의 인지도만 믿고 덤비는 식의 맹신주의는 뒤탈이 나기 쉽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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