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올해 3조원 이상의 지분투자펀드를 조성, 기업 주식을 사들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회사채를 매입하거나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 주식을 인수하는 형식으로 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산은은 대기업그룹 구조조정에 1조원의 PEF를 조성해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는 것을 비롯, 미래 성장성은 높지만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ㆍ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1조원의 PEF를 만들어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또 녹색성장 기업에 대해서도 회사채 인수가 아니라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1조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금융시장이 다소 회복되면서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 규모를 불문하고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에 대해서는 지분투자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채무계열(대기업그룹)을 대상으로 한 PEF의 경우 재무구조개선 과정에서 계열사 지분을 사들여 3~5년간 운영하고 향후 매각차익을 대기업에 되돌려준다. 중소ㆍ중견기업 대상의 턴어라운드 PEF는 현재 1,000억원 규모로 시험 가동하고 있으며 올해 말 최대 1조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녹색성장 및 에너지 기업에 대해서는 오는 6월까지 우선적으로 5,000억원 규모로 그린퓨처(Green Future) PEF를 조성하고 올해 말 규모를 1조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민 행장은 “녹색성장 기업은 벤처 성격이 강한 만큼 경영활동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며 “지분의 40%까지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산은은 6월까지 3,000억원을 조성해 연구개발(R&D) 기업이 추진하는 R&D과제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면 지분 참여하는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이처럼 산은이 3조원 이상의 지분투자펀드를 통해 주식인수 및 출자전환, 경영권 인수에 나서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