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지난 3월20일 7시간에 걸쳐 주재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 대한 장단점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국민들이 평가한 긍정적인 측면은 살려나가면서도 문제점은 개선하기 위해서다.
10일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간에 20분의 휴식시간이 있기는 했지만 참석자들이 7시간 넘게 토론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토론시간을 줄이고 장관들이 장황하게 말을 하기보다는 민간 참여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쪽으로 토론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관합동 규제개혁회의는 처음 열린 것이어서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끝장토론을 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토론시간이 당초 예상했던 4시간을 훌쩍 넘어 7시간에 달했다"며 "앞으로 규제 관련 민관합동 회의에서는 규제개혁 내용을 제안하는 것보다는 규제개혁 결과와 성과물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관합동 회의는 보통 3분간의 발언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1차 규제개혁회의에서는 민간인과 장관들이 3분을 넘기는 것이 예사였고 일부 장관은 발언시간이 15분을 초과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민간인은 청와대 토론이 익숙하지 않은데다 현장의 불편한 사항을 많이 전달하기 때문에 발언시간 3분을 다소 초과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장관들이 발언시간을 초과하면서까지 민간인의 의견에 해명성 발언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앞으로 민관합동 회의가 열릴 경우 회의에 앞서 장관들에게 발언시간을 준수하고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민간인들의 의견을 경청해줄 것을 당부할 방침이다.
청와대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오는 5월 말이나 6월 초에 규제개혁 2차 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민관합동 회의 방식은 앞으로 열리게 되는 무역투자진흥회의·관광진흥확대회의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민관합동 회의 방식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박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토론을 생중계로 국민들에게 소개한다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토론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3월 회의에 참석한 기업단체의 한 관계자는 "쉬지 않고 장시간 토론을 하는 것은 박 대통령과 참여자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면서 "토론 방식과 시간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서 "장시간 애쓰셨고 제 마음 같아서는 저녁이라도 모시고 대접을 하고 싶은데 그렇게 못해서 상당히 경우가 빠지는 것이 아닌가, 마음이 대단히 불편하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