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포커스] 유럽 각국 중앙銀 "성장이냐 물가냐"

금리 인상 놓고 딜레마


고물가에 시달리던 영국이 4ㆍ4분기에 마이너스 경제 성장을 하면서 유럽 각 국 중앙은행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최근 쟝끌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강하게 드러내고, 필요할 경우 금리도 인상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유럽 전역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었지만 영국발 '성장 없는 고물가' 가 유로존 금리 인상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어버렸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의 경우 경제성장률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이 지난 해 12월 기준 3.7%로 달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1ㆍ4분기 내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지만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BOE는 뒤로 한걸음 물러설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자니 경기가 추가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그대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자니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잡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곤혹스러움은 경제성장률 발표 직후에 나온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의 발언에서도 확인됐다. 그는 역성장에도 불구하고"영국 경제는 지속 가능하고 균형있는 성장을 위한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물가상승률이 조만간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의 두 배 이상 되는 4~5%에 달할 것"이라고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유로존 역시 같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영국에 비해서는 인플레이션 수준이 낮고 경제성장률 역시 완만하나마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지만 신흥경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경제회복에 속도가 붙으면서 마음이 다급해졌기 때문이다. 트리셰 총재의 금리인상 가능성 발언 이후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이사가 나서 "상반기 내엔 금리인상 가능성이 없다"고 못을 박기도 했지만 물가상승률이 계속해서 목표치를 웃돌 경우에는 성장과 물가 사이의 저울질을 보다 심각하게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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