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企 ‘밀리언 셀러’ 브랜드 있네

중소기업도 `브랜드 파워`로 승부하는 시대가 열렸다. 최근 대기업 제품 못지않은 지명도와 인기를 누리는 중소기업 브랜드들이 속속 출현해 눈길을 끈다. 이중 몇몇은 이미 수백만개의 제품을 판매, `밀리언 셀러 브랜드`의 신화를 만들고 있다.국내 시계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로만손(Romanson)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매출액(410억원)보다 많은 689억원에 이른다. 출범 15년만에 세계적인 제품 대열에 진입했다. 우수한 기술력과 글로벌 브랜드 전략이 로만손의 성공 비결. 스위스의 시계공업도시인 로만시온을 상호로 차용해 유럽인들에게 친근감을 줬고, 동일 브랜드 안에서도 제품의 특성과 이미지를 차별화했다. 하나코비의 `락앤락`(Lock&Lock)은 `두번 잠근다`라는 뜻의 브랜드명을 `확실한 밀폐 효과`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연결해 성공했다. 1998년 국내 출시에서는 별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미국 QVC 홈쇼핑에서 초도 물량(5,000 세트)이 매진되면서 상승세를 탔다. 브랜드 이름과 제품 기능을 절묘하게 일치시킨 것이 한몫을 했다. 덕분에 국내 재출시 때는 해외 수입품으로 오인되는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누렸다. 삼성, LG, 조지루시 등 국내ㆍ외 대기업 브랜드를 제치고 밥솥부문 1위를 고수하는 `쿠쿠` 브랜드는 98년 첫 출시 이후 2003년 말까지 56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전기압력밥솥(사진 왼쪽)은 2002년 한 해만 100만대 이상이 팔리며 밀리언셀러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25년간 밥솥 외길을 걸어오면 쌓은 기술력에 요리를 만드는 광경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브랜드 이름이 잘 조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헤어드라이어 시장의 60%를 장악한 `유닉스`도 4종류의 밀리언 셀러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음이온 헤어드라이어는 국내ㆍ외 시장에 300만대 이상 나갔다. 브랜드 전체로 따지면 우리나라 국민 3명당 1개 꼴로 유닉스 제품을 구입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광고업계 전문가들은 “엄청난 마케팅 비용으로 `띄운` 대기업 브랜드 보다 밑바닥에서부터 입소문으로 `쌓은` 중소기업 브랜드가 더 강하고 오래간다”고 말했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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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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