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도경영/김진만 한미은행장(로터리)

기업을 경영하다가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이거나 도산에 이른 분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런 기업인들과 대화를 해보면 대부분 무리한 경영의 결과임을 고백하고 있다.더러는 자신의 경영실패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정부나 은행, 경쟁사 또는 제3자 도산의 파급효과 탓이라고 강변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지만 대다수 기업인들은 자신들의 판단오류나 방만한 경영 때문임을 시인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의 흐름을 잘못 감지했거나 안이한 자세로 대처해온 실패한 경영자에 대하여 단순히 자업자득이라고 몰아세울 수만은 없다고 생각된다. 이떤 면에서는 우리 모두가 관련된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이 반성하게 되는 점은 금융기관의 여신심사기능이 제대로 수행됐더라면 상당 부분은 예방될 수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업가 스스로의 정도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완수가 아닐까 한다. 정도경영이란 여기서 다시 논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너무나 많이 이야기되고 또한 몰라서 못했다는 변명이 통할 수 없는 자명한 이치이기도 하다. 다만 요즈음 절감하는 한가지는 개인이나 기업이나 스스로 능력의 한계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실패한 기업경영의 실태를 보면 많은 수의 기업인이 자신이나 자기 기업의 능력에 대한 착각이나 작은 성취에 자만하여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다가 낭패를 당한 것을 알 수 있다. 기록경기에서 기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기초체력 강화와 피눈물나는 훈련이 전제되어야 하듯이 기업경영에 있어서도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튼튼한 재무능력을 바탕으로 한 경영혁신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경영외적 영향력에 의존하려 하거나 경영의 기본원칙을 무시한다면 결과는 나쁠 수밖에 없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입각한 균형감각과 자제력, 그리고 도덕성을 외면한 경영은 이미 그 사회성을 상실한 개인의 횡포에 지나지않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회가 선진화된다는 것은 바로 모든 부문에서 원칙이 지켜지고 결과에 못지않게 정도에 입각한 과정이 또한 중시되는 것을 의미한다. 요즈음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대다수 성실한 기업인들이 묵묵히 정도경영의 원칙을 지켜가고 있음을 주변 여기저기서 보게 된다. 우리 사회가 이만큼이라도 지탱하고 있는 것은 그분들의 피와 땀 덕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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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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