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성수 KBS 아나운서, "골프와 인생, 앙상블이 중요하죠"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좋은 건 당연한 얘기겠지만 김성수(50) KBS 수석 아나운서는 깊이가 있으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음색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개·폐회식과 아시안게임 등을 비롯해 골프, 수영, 육상 등 각종 스포츠 중계를 단골로 맡았다. "제 목소리가 특별하다고 느끼지 않았어요. 아나운서가 된 후에도 한참이 지나서야 사람들이 듣기 좋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죠." 골프 중계와는 박세리가 미국에서 ‘맨발의 투혼’을 발휘하며 외환위기의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줄 당시부터 인연을 맺었다. "그 때가 우리나라가 무궁화위성을 쏘아 올린 후 위성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에요. 위성으로 화면을 받아서 방송을 하는데 제가 골프를 좀 안다고 선배가 도와달라고 하기에 PD겸 아나운서를 맡았어요. 새벽까지 땀도 많이 흘렸죠." 1990년대 초반 미국에서 근무할 때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는 그는 6월1일 막을 내린 힐스테이트 서경오픈에서도 중계석에 앉았다. 이번 인터뷰는 그와 대회장인 레이크사이드 동코스를 돌면서 이뤄졌다. 라운드 중 그가 미국에서 체험한 골프 얘기를 꺼냈다. "거기서는 거의 매일 라운드를 했는데 잘 아시겠지만 문화가 많이 달라요. 업무 마치고 혼자 골프백을 메거나 카트를 끌면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돌죠. 운이 좋으면 18홀을 다 돌고, 아니면 12홀이나 13홀까지만 하기도 하고. 그쪽 사람들 중에서도 내기를 좋아하는 부류가 있어요. 보통 얼마짜리 하는 줄 아세요? 쿼터, 25센트짜리에요. 많이 잃거나 따봐야 5달러 정도죠. 또는 새 볼 내기를 하는데 이것 역시 잃어봐야 3개 정도고요." 레이크사이드에서 기록한 3오버파 75타가 자신의 베스트 스코어라는 그는 이날도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라며 작은 내기를 제안했다. 스킨스 게임을 하면서 소위 ‘라스베이거스’(전 홀의 성적으로 1위와 4위가 한 편이 되고, 2위와 3위가 한 편이 되어 팀 성적으로 승부를 가림)와 ‘우타좌타’(매 홀 볼이 떨어진 지점을 기준으로 2명씩 팀을 짜 승부를 가림) 방식을 도입해 실력이 좋지 않은 사람도 이길 수 있도록 했다. 결국 돈을 잃은 사람도, 딴 사람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의 제안 덕분에 즐거움은 배가 됐다. 얼마 후에 그와 다시 저녁 자리를 함께 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어느 순간 골프 중계로 화제가 모아졌다. "중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 해설자와 아나운서 사이의 앙상블이에요. 방송의 특성상 진행하는 사람들은 모두 ‘끼’를 가지고 있어요. 그렇다고 어느 한 사람이 튀면 그 방송은 실패한 거죠. 골프나 인생도 마찬가지에요. 동반자와 호흡을 맞춰야 라운드가 즐겁고, 인생에서도 주변 사람을 존중해야 자신도 존중을 받는 거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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