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 펜싱 '참담한 실패로 끝난 신화 재연'

'시드니의 신화를 재연하려 했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 '김영호 신화'의 맥을 잇기 위해 안간힘을 쓴 한국 펜싱이세계의 높은 벽만 절감한 채 참담한 실패로 모든 경기를 마쳤다. 김영호 현 대표팀 코치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남자 플뢰레 개인전)과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6개의 금메달을 휩쓴 화려한 전과, 작년 대구유니버시아드에서 따낸 2개의 값진 금메달 등 그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공든 탑이 아테네에서 한 순간에무너져 내렸다. 김국현 대표팀 총감독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내심 금메달까지 바라봤던 남자플뢰레 단체팀이 8강에서 중국에 어이없이 무너지자 할 말을 잃었다. 김 감독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우리 선수들의 칼끝이 도저히 상대방 가슴팍에꽂히지 않았다. 원인이 뭔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수 밖에 없다"고간신히 입을 열었다. 한국은 개인, 단체전을 합해 모두 10개의 금메달이 걸린 펜싱에서 노 메달의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여자 에페의 김희정(충남계룡시청)과 여자 플뢰레 남현희(성북구청)가 개인전에서 각각 8강에 진출한 것이 최고 성적. 장도에 오르기 전 한국 선수단 예상 금메달 13개 중 1개(남자 플뢰레 단체)를맡았고 은, 동메달도 1개 쯤 기대했던 터라 실망감은 더욱 컸다. 세계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남자 플뢰레의 하창덕, 최병철(이상 상무), 박희경(울산시청)은 개인전에서 나란히 16강까지 순항했으나 세계랭킹 10위권이내 톱 랭커들과 맞닥뜨리자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세계 2위 살바토레 산초를 상대한 하창덕은 동시에 찌르기가 적중된 상황에서심판이 6차례나 산초의 손을 들어주는 등 심판들의 불리하게 작용한 면도 있었지만기본적으로 현격한 기량 차 때문에 냉엄한 토너먼트의 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4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비운의 검객' 이상엽(부산시청)도 마지막이라는각오로 도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며 돌아서야 했다. 김국현 감독은 "정신력에 문제가 있었다. 선수들이 너무 위축됐고 제 기량의 50%도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계 펜싱 판도는 종주국 프랑스가 남자 플뢰레 개인전과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한 가운데 아젤로 참피 대통령이 직접 포상금을 약속한 이탈리아도 첫 날 알도 몬타노가 남자 사브르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선전했다. 여자 사브르의 마리엘 자그니스(미국)는 행운의 와일드카드로 출전권을 따내 미국 펜싱에 108년 만의 금메달을 선사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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