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4일 북한의 전날 서해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 국지도발 상황이 벌어질 경우 더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한 방향으로 교전수칙을 수정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 "서해 5개 도서의 군 전력을 정밀 점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신속한 보강조치를 취하고 예산이 필요한 부분은 내년 예산에 우선 반영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 "교전수칙 수정, 北 국지도발에 적극 대응" 지시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이날 긴급 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 "현재 교전규칙에는 적 사격시 대등한 무기체계로 2배로 (대응)하도록 돼있다. 앞으로 교전규칙을 수정보완해 강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북한이 제2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할 경우 등에 대비해 연평도에 K-9 자주포(현 6문)를 증강 배치하고 사거리가 짧은 105㎜ 곡사포를 150㎜ 자주포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학송ㆍ정미경 의원이 처음부터 공군력을 사용, 발사지점을 초토화시켰다면 북한의 2차 공격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궁하자 김 장관은 "전쟁행위로 갈 수 있다. 북한의 이번 포격을 전쟁행위로 볼 수 있지만 (우리 군은) 도발로 평가했다"고 답변했다. 우리 군이 북한군의 첫 해안포 발사가 시작된지 13분 뒤인 23일 오후 2시47분께 첫 대응포격에 나선 것을 추궁하는 질의에 대해서는 "13분 뒤 대응사격은 훈련이 잘됐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포탄이 떨어진 시점부터는 대피해야 하고, 대피상태에서 남서쪽이던 포를 다시 전방으로 바꿔 사격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국방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도 "1차 포격 13분 후 대응사격한 것은 빨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투기 등 활용한 北 해안포진지 정밀타격 강구해야
'2배 이상 대응사격' 원칙이 있는데도 북한이 쏜 170여발의 절반 수준인 80여발만 대응사격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통상 적의 2배 정도 쏘기로 돼있어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확인해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해 보다 체계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함을 드러냈다.
군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 6문이 해상 사격훈련에 참가 중이었고 자주포 배치 지역에 포탄이 떨어지고 있어 일단 대피할 수밖에 없다는 해명도 하고 있다. 포격이 잠시 멈춘 오후 2시46분에 사격을 준비해 1분 만인 2시47분에 대응포격을 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해안포는 해안 절벽지대에 갱도를 구축해 사격하기 때문에 우리가 운영하는 곡사화기로 직접 타격하기 어렵다"며 "해안포 진지를 무력화하기보다는 막사나 주변의 다른 시설을 무력화함으로써 해안포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절벽에 있는 해안포 진지를 타격하려면 KF-16ㆍF-15K 전투기 등을 활용한 정밀타격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