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사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파이낸셜타임스(FT)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FT는 드라기 총재가 간단명료한 한마디로 시장을 제압해 '올해의 인물' 투표에서 1위에 뽑혔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붕괴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7월 말 "ECB는 의무범위 안에서 유로를 지키는 데 필요한 일은 무엇이든지 할 것"이라며 "나를 믿어라. 조치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필요한 일은 무엇이든 할 것(whatever it takes)'이라는 세 단어가 위기에 처한 유로존을 구해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드라기 총재와 경쟁했지만 드라기 총재의 올해 활약상이 더 두드러졌다고 언급했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의 제이 랄프 회장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위기를 극적으로 안정시킨 계기였다"며 "그의 발언은 국채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증시와 자본시장의 붕괴를 막아냈다"고 평가했다.
드라기 총재의 즉각적인 조치 후 유럽시장은 급속히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취임한 드라기 총재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에 각각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시행해 은행권에 자금을 공급했고 뒤이은 국채매입 프로그램(OMT)을 통해 그리스를 비롯한 재정취약 국가들에 유동성을 공급해 유로존 붕괴 우려를 잠재웠다.
드라기 총재는 "시장에 ECB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올해는 유로화와 유로존의 장기 비전이 다시 출범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