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체 개발한 태블릿PC를 공개하며 하드웨어(HW)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1975년 설립된 이래 MS-DOS, 윈도, 엑셀, 워드 등 컴퓨터용 SW 개발에 치중해온 MS가 HW 시장에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SW-HW 업체간 통합 움직임 및 경쟁 구도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MS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특별 이벤트에서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8이 탑재된 태블릿PC'서피스(Surface)'를 선보였다. 서피스는 MS가 직접 기획, 디자인한 태블릿PC다. 그 동안 PC용 OS 및 응용프로그램, 모바일 OS, 게임기 등을 만들어온 MS지만 모바일 단말기를 직접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S의 태블릿PC 출시는 최근 정보산업(IT)업계에 불고 있는 SW-HW간 통합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구글이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페이스북이 HTC와 손잡고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일과 놀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태블릿PC"라며 "MS의 심장이자 영혼인 윈도8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기기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MS는 이날 윈도RT(32G)와 윈도8프로(64G)를 탑재한 2가지 종류의 제품을 공개했다. 단말기디스플레이는 모두 10.6인치로 애플 아이패드 9.7인치, 삼성 갤럭시탭 10.1 보다 크다. 무게는 경쟁사 제품보다 다소 무거운 각각 676g, 903g으로 케이스는 베이퍼매그(VaporMg)로 불리는 얇지만 강도는 견고한 마그네슘 소재로 만들어졌다. 중앙처리장치(CPU) 등 세부사양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 가을 출시 예정으로 가격은"타사 제품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가격이 될 것"이라는 게 MS측의 얘기다.
경쟁사와 비교할 때 두드러지는 특징은 키보드로 활용 가능한 3mm 두께의 자석식 탈 부착 케이스가 기본 제공된다는 점이다. 본체에도 킥 스탠드(kickstand)라는 받침대가 붙어 있어 영화 등을 감상할 때 세워 놓을 수 있다. PC산업의 산 증인인 MS답게 PC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기존 태블릿PC의 단점은 보완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MS가 컴퓨터를 직접 만든 것은 37년 회사 역사 사상 처음"이라며 "이는컴퓨터 산업에서 MS의 주도권을 위협하는 애플 아이패드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IT산업 헤게모니는 PC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태블릿PC 시장 규모는 1,7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0% 가량 급증했다. 아이패드가 전체 태블릿PC 시장의 68%를 차지하며 사실상 독주체제를 굳힌 가운데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아마존의 킨들파이어 등이 뒤쫓고 있다. IDC는 태블릿PC시장이 2016년에는 2억2,21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