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초라한 득표율에 군소 정당까지 난립하며 연정 파트너를 구하는 일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체코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년간 제1야당이었던 사민당은 25~26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20.5%의 득표율로 다수당 지위를 획득했다. 이번 총선은 전임 페트르 네차스 전 총리가 부정부패 혐의로 지난 6월 물러난 뒤 의회가 8월께 해산을 결의하면서 치러졌다.
사민당의 득표율은 역대 체코 선거에서 다수당이 달성한 지지율 중 가장 적다. 의회 의석수도 전체 200석 가운데 50석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외신들은 되려 창당 2년 만에 18.7%의 득표율을 기록, 47석을 획득한 ‘긍정당(ANO)’의 돌풍에 주목하고 있다. 억만장자인 안드레이 바비스 당수가 만든 긍정당은 선거 기간 ‘반부패’구호 등을 내걸어 기성정치 혐오층을 공략하며 제1당에 비견될 만한 성과를 올렸다.
이밖에 체코 공산당은 14.9%(33석)을 득표해 제3당에 올랐다. 공산당은 모든 정당과 협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지난 1989년 공산정권 붕괴 후 처음으로 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반면 집권 여당이었던 시민민주당(시민당ㆍODS)은 네차스 전 총리 스캔들 여파로 7.7%(16석)의 득표율로 참패했다. 시민당의 연정 파트너였던 ‘탑(TOP) 09’도 11.9%(26석)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번 총선 결과로 의석을 확보한 체코 내 정당은 사상 최대인 총 7개로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당 난립으로 사민당은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데 훨씬 더 험난한 시기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