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 예대마진 축소등 수익악화 초래세계 은행권이 미 금리인하 조치의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확장적인 통화정책으로 경기 부양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초저금리 조치가 다른 한편으론 미국 은행들에게 예대마진 축소를 가져오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은행들에게는 기업대출 수요감소와 소비자 파산증가라는 이중고를 안겨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디플레 우려 속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정책의 마지노선으로 택한 추가 금리인하 조치의 부작용이 하나씩 고개를 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 미 은행들, 예대마진 축소로 수익 악화될 듯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차입금리 하락 등으로 은행에게도 희소식이지만,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나온 추가 금리인하 조치는 미국 은행들에게 돌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추가로 낮추면 예금자들이 돈을 빼내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낮은 금리로 인해 신규 대출이 증가해 예대 마진은 축소된다. 결국 은행들의 향후 수익 전망이 나빠질 것이라는 얘기다.
금리 인하 직후인 7일 미 뉴욕증시에서 JP모건체이스, 플릿보스톤, 시티그룹 등 대표적 은행주들이 폭락세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조치가 이처럼 은행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실물경제 부양에도 큰 힘이 되지 못한다면 미국 자본시장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아시아 은행권에도 타격
미국의 금리 인하로 아시아 은행권은 얻는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8일자에서 일반적으로 금리인하는 소비진작 효과를 지니고 때문에 아시아 수출기업들에게 호재로 인식되지만, 이번 금리인하 결정은 아시아 은행과 소비자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금리인하가 미 경제의 부진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해석하면, 미국 시장의 수요 위축을 우려한 아시아 기업들은 경비절감 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실업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 은행들은 기업 대출수요 감소와 소비자 파산증가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고 AWSJ은 지적했다.
아시아권의 기업대출은 저금리 상황속에 그동안 이미 위축세를 걷고 있다. 홍콩 은행들의 6월 기업대출은 지난해 대비 6.9% 감소했고, 타이완의 8월 대출도 1.5% 줄어들었다.
또 올들어 9월까지 아태지역의 신디케이티드론은 1,053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운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