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흥은행 하이브리드 ‘불티’

`안전성보다는 수익성이 낫다(?)`. 조흥은행이 연 7.8%의 고금리를 내세워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을 12일부터 판매하자 마자 고객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연 6%의 금리를 제시한 국민은행이 목표금액의 3분의 1 가량을 겨우 채운 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저금리에다 부동산 투자까지 막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부동자금이 고금리 상품을 찾아 몰려다니는 행태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이 총 3,000억원을 한도로 이날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하이브리드가 하루 만에 2,000억원 어치나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조흥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전 예약판매를 실시한 결과 총 2,200억원이 몰려 들었다. 조흥은행이 발행하는 하이브리드는 만기가 30년으로 길지만 최근 저금리 상황에서는 보기 드물게 연 7.8%(3개월 단위 후급)의 높은 이자를 지급한다. 또 발행일로부터 10년 후에는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의 차이의 50%가 최초 금리에 가산돼 지급된다. 발행일 당시의 5년 국고채 금리가 연 4.2%일 경우 10년 후부터는 7.8%와 4.2%의 차이의 50%인 1.8%포인트가 가산돼 연 9.6%의 이자를 받게 되는 셈이다. 조흥은행이 이처럼 고금리를 제시하자 향후 경영실적이 악화될 경우 이자지급이 중단되는 등의 위험성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고객들이 수익성을 찾아 대거 몰려 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일부터 연 8.0%의 고금리를 내세워 하이브리드를 판매한 외환은행의 경우도 이틀 만에 2,500억원 어치가 동이 난 반면 지난달 26일부터 연 6%의 금리로 총 3,000억원의 하이브리드를 판매 중인 국민은행은 마감일(13일)을 하루 앞둔 12일까지 1,000억원 가량이 팔리는데 그쳤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고금리 상품에 길들여진 고객들이 금리가 낮은 국민은행을 외면했으나 조흥은행이 외환은행 수준에 육박하는 금리를 제시하자 다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국민은행과 조흥ㆍ외환은행간 신용도 차이가 존재하고 상품의 리스크도 큰 편이지만 이 보다는 금리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관련기사



이진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