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석유업체인 유노칼 인수 실패사례를 거울 삼아 ‘은밀하게’ 해외 석유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 해외 석유자원 확보 노력은 계속하되 눈에 띄지 않도록 추진하면서 혹시 있을 지 모르는 견제를 막아보자는 전략이다.
15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중국 합작투자업체인 안데스석유는 최근 캐나다 석유업체인 엔카나로부터 에콰도르 내 유전 및 파이프라인을 14억2,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에콰도르 유전을 인수한 안데스석유에 어떤 중국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지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현재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가 합작업체에 참여했음을 인정했으며 중국석유화학(시노펙)도 합작사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인수 사실을 인정한 CNPC의 대변인은 “이런 종류의 일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규정을 세웠기 때문에 관련된 어떤 정보도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사업을 감독하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에너지국의 한 관리도 “이 같은 사안이 널리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과거 일부 언론의 보도가 사실을 왜곡해 서구 국가들의 불필요한 오해를 산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국의 침묵’은 과거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유노칼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에너지 안보를 걱정한 미 정치권의 반발에 밀려 인수에 실패한 사례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당시 유노칼 인수전에 참여했던 중국측 인사들은 미국에서 일었던 정치적 역풍에 매우 놀랐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