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측이 KT&G[033780] 주식에대한 '공개 매수' 카드를 흘리는 사이 일부 외국인투자자들은 대거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갔다.
전문가들은 24일 아이칸측이 KT&G 주식을 주당 6만원에 공개매수할 수 있음을 시사한 데 대해 실현 가능성을 점치기는 어려우나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외국계 주주간 경영권 분쟁이 가열됨에 따라 당분간 KT&G 주가는 높은 변동성 속에 급등락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경영권 분쟁이 과열될수록 일부 외국인의 차익실현은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보유' 입장을 유지하되 추가 매수에 나설 때는 아이칸측과 KT&G측의 반응에 주목하면서 신중하게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분쟁과열, 외국인은 '차익실현' = KT&G와 아이칸측간 분쟁이 가속화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은 주식을 처분해 짭짤한 차익을 올리고 있다.
KT&G 주가는 지난 21일부터 전날까지 사흘 연속 약세를 보이며 20일 종가대비 7.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가가 5만5천200원에서 5만1천200원을 떨어지는 동안 외국인 지분율은 60.81%에서 60.54%로 떨어졌다. 최근 사흘간 약세는 주로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 탓인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은 KT&G가 장중 최고점인 6만500원을 기록한 지난 7일에도 앞다퉈 차익실현에 나서 주가를 5만3천원까지 끌어내렸었다.
그러나 카이칸 측이 KT&G측에 공개매수할 의사가 있다고 밝힘에 따라 주가는 다시 사흘 만에 급등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KT&G 주가는 전날보다 10.16% 오른 5만6천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 등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이 시간 현재 거래량은전날보다 100만여주 많은 300만주에 육박하고 있다.
하나6018 KT&G콜이 전날 49.19% 상승하는 등 KT&G 주식워런트증권(ELW)도 급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계 창구에서는 차익실현성 매도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외국인은 여전히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전문가들은 이번 아이칸의 공개매수가 실현돼 이를 계기로 주가가 상승하면외국인들은 또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성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영권 분쟁 이후 외국인 지분율은 62.
5%에서 60.5%로 약 2%포인트 하락했다"며 "이는 외국인들이 경영권분쟁에 따른 주가급등기를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칸측이 제시한 공개 매수 가격 6만원은 경영권 분쟁 이전의 주가 4만5천원에 비해 33% 가량 높은 가격인 만큼 단기 투자자들에게는 차익실현 욕구를 실현시킬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주가, 출렁출렁..'보유전략'에 무게 = 증권가에 따르면 아이칸의 공개매수 실현 및 성공여부를 떠나 경영권 분쟁이 쉽게 잠들지 않을 전망이어서 KT&G의 주가는당분간 큰 폭으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많다.
황호성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측면에선 변화가 없지만 외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주가는 강세나 약세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말했다.
홍성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털과 주주가치정책을 고려할 때아이칸이 공개매수 가격으로 언급한 6만원은 장기적으로 충분히 도달 가능한 수준"이라며 "장기 투자자들은 만족스런 가격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의섭 삼성증권 연구원은 또 "아이칸이 실제 6만원의 가격에 공개매수에 나설경우 주가는 6만원 근방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 공개 매수에 응하는 투자자들은 많지않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아이칸의 공개매수 제안은 주가가 6만원에 근접한 상황에서 급등락의 계기만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관측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기에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보다는 보유 전략을 유지하되추가 매수에 나서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권했다.
이 연구원은 "장기 보유 투자자들은 아이칸의 공개매수에도 지속적으로 주식을보유할 가능성이 높다"며 "KT&G의 코멘트가 나오면 주가가 다시 약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추가 매수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