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미 FTA '이것이 급소'] <6> 자동차산업 영향은

"국내 車시장에 큰 변수 안돼"<br>미국産 인기 없어 수입차시장 점유율 16% 그쳐<br>미국공장 가진 유럽·일車 '의외의 복병' 가능성

자동산 산업은 FTA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업종 중 하나다. 자동차 산업은 한미 양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동시에 각자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일본에 밀리고 있지만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미국 자동차업계는 한국시장의 완전개방을 목표로 전방위 압력을 행사 중이다. 국내업계 역시 불가피하다면 이를 받아들이는 대신 미국시장을 활짝 열어 제치고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배수진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우선 포괄적으로 보면 한국은 수입 승용차에 8%, 버스와 트럭에 10%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이들 관세가 없어지면 미국산 중대형 세단의 국내 판매가격은 200~300만원 가량 떨어진다. 적잖은 가격인하 효과로 미국산 차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미국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겨냥, 국내에 중소형 승용차의 신차 출시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세철폐 효과가 미국업체의 국내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차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지난해 미국업체는 국내에서 5,000여대를 팔아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이 16.2%에 그쳤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계의 시장점유율(51.6%)에 비하면 3분의1에도 못 미친다. 일본업체(28.7%)도 미국을 추월한 지 오래다. KOTRA 관계자는 “FTA가 되면 미국차의 국내판매 증가요인이 생기지만 기존 시장판도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자동차 업계의 공세는 오히려 다른 부문에서 양보를 얻기 위한 꼬투리 잡기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미국은 승용차(2.5%), 버스(2%) 등 자동차 관세가 낮다. 때문에 현대ㆍ기아차 등 국내업체 역시 FTA를 통해 무관세가 된다 해도 혜택이 많지 않다. 더욱이 미국 현지생산을 확대하는 추세로 관세인하에 따라 대미 자동차 수출이 증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판단이다. 다만 미국이 25%의 고관세를 매기고 있는 픽업트럭의 경우, 아직 생산업체는 없지만 향후 이를 출시한다면 가격 인하효과를 볼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또 FTA를 통해 미국 소비자의 호감을 자극, 시장확대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주요 자동차 생산국 중 미국과 FTA를 맺은 나라는 없다”며 “FTA가 한국차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즉 한ㆍ미 FTA로 양국의 자동차 산업은 획기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이 있다. 바로 일본산 자동차다. 도요타, 혼다 등 국내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는 일본업체들은 미국 현지에 대규모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일본은 지난해 미국에서 327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자동차협회 관계자는 “한미 FTA를 통해 일본과 유럽계 메이커가 미국을 통한 우회수출로 국내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산업 경쟁력이 선진국에 비해 아직은 부족한 점을 감안해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라” 면서도 “미국의 개방공세를 과감하게 역이용, 완전개방을 수용하는 대신 다른 분야에서 실익을 찾는 것도 검토해 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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