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초등생 조기유학 열풍 '시들'

작년 '플라잉맘' 이용객 6년만에 감소<br>국내 美 교과과정 맞춤 학원은 북적

고환율 등 사상 최악의 경제난 속에 조기유학 열풍이 꺾이고 있다. 특히 ‘나 홀로’ 조기 유학을 떠난 초등학생 수가 지난해 6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18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출국한 승객 가운데 이른바 ‘플라잉 맘’(Flying Mom) 서비스를 이용한 만 5∼12세 초등생은 1만9,356명으로 전년도 2만108명보다 752명(3.89%)이 줄었다. 특히 초등학생이 겨울방학에 들어간 지난해 12월의 서비스 이용자는 2,067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2,493명에 비해 무려 20.6%나 줄었다. 보호자가 없는 만 5~12세 어린이를 위한 ‘플라잉 맘’ 서비스는 어린이가 공항에서 탑승권을 받는 순간부터 도착지에서 다른 보호자를 만날 때까지 안전하게 여행하도록 항공사에서 도와주는 것으로 대부분 유학이나 연수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2002년 첫 도입된 이래 2007년까지 매년 평균 15%씩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지만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원화 약세에다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불황이 계속돼 서비스 이용자가 줄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 교과서를 그대로 가르치는 국내 사교육 업체들은 어느 때보다 성황을 이루고 있다. 서울 시내 학원가 등에 따르면 최근 해외에서 귀국한 조기유학생과 국제중·외국어고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 등을 겨냥해 ‘미국 교과과정’에 맞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원들이 늘고 있다. 이런 학원들은 ‘귀국학생 및 영어영재 교육 전문기관’을 자처하며 미국에서 쓰는 유아·초·중·고교 교과서를 교재로 사용한다. 최근 환율급등 등으로 조기유학 자녀를 국내로 ‘유턴’시킨 뒤 이 같은 학원에 보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측의 설명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요즘은 귀국한 자녀 관련 문의가 많을 때가 아닌데도 1년 전에 비해 전화가 확실히 많이 늘었다”며 “귀국 시즌인 5~7월께가 되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교과 과정에 따르는 학력을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사설교육업체도 등장했다. ‘K12 인터내셔널 아카데미’는 국제교환학점협력기구(CITA) 등 미국 내 학점인정기관의 인증을 받아 미국 초ㆍ중ㆍ고교 과정에서 과목을 수강한 것과 동등한 자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어학연수를 포기하는 대신 국내 학원에서 영어회화를 배우거나 전화ㆍ온라인화상 영어 교육업체를 이용하는 대학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민현기 K12 대표는 “앞으로 국내 영어교육의 대세는 조기유학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된 새로운 방식의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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