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집값안정대책으로 신규분양시장 `청약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
그 동안 브랜드인지도가 떨어지거나 고(高)분양가 단지, 나홀로아파트 등 가구수가 적은 단지에 나타나던 청약미달이 다소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20~30평형 단지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강남권 및 새 주거단지 등 향후 투자가치가 있는 단지들은 더욱 청약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동시분양에서 서울3순위에서도 미달이 난 가구수는 분양권 전매를 완전 금지한 내용의 `5.23대책`이전 동시분양 2~4차까지 총 6가구에 불과했으나 대책이후 5~9차까지 225가구에 달했다. 5.23대책 발표직후 실시된 5차 동시분양에서는 14가구 미달에 이어 6차에서는 156가구가 무더기 미달됐다.
특히 서울 1순위(평균경쟁률 13.5대1) 779가구 가운데 112가구가 미달된 8차의 경우, 무분별한 재건축을 제한한 `9.5조치`직후 접수한 서울3순위에서는 1,2순위에서 남은 82가구 중 54가구가 다시 미달됐다.
그 동안 서울3순위에서 미달이 난 단지는 브랜드가 크게 떨어지거나 올 동시분양2차에 분양된 방배 동양파라곤(70평형대 3가구미달)등 강남권이라도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단지나 대형평형에 나타났다.
하지만 대책이후 동시분양은 고분양가단지는 물론 입지여건이 다소 뒤지는 20~30평형대 단지들도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5차 마포구공덕동 래미안 25평형은 청약경쟁률이 242대1에 달했지만 분양가가 높았던 서초구 서초동 더미켈란은 89~99평형 12가구가 무더기로 미달됐다.
8차 동시분양에서도 같은 20평형대라도 관악구신림동 벽산블루밍 25평형 청약경쟁률이 11대1, 사당동 대창센시티 31평형이 48대1 등 비교적 높은 인기를 누린 반면 은평구불광동 S단지는 23평형이 3순위에서도 21가구가 미달됐다.
이 같은 양극화 심화현상은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데다 분양권 전매제한에 따라 아파트 청약열기가 식으면서 투자자들이 옥석 가리기에 본격 나서는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팀장은 “이번 대책의 수위가 높을 경우 아파트청약시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특히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부담이 더욱 늘어난 투자자들이 인기유망단지에만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