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훈기자의 투자게임]손절매 일단 유보...시장 흐름 주시
'이거냐, 저거냐'판단하기 어려울 때는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판단하면 십중 팔구는 맞아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난 주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에게 '이중바닥'을 형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었으나 주말에는 다시 급락했다.
투자게임에서도 일관되게 보수적인 투자전략으로 대응했지만 속임수 바닥을 간파하지 못하고 투기매매에 나서 수익률이 악화됐다. 처음 생각대로 700선 밑에서만 사야겠다던 다짐을 고수했다면 피할 수 있는 재앙(?)이었다.
지난달 30일 장대음선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주가상승처럼 보였다. 전일 700선에서 지지력을 확인했고, 미국증시에서도 사상 세번째로 큰 반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바닥권에서의 장대양선은 추세전환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단순한 이런 생각이 투기매매에 나서게 됐다. 최근에 관찰한 바로는 반도체장비주, 특히 미래산업이 베타계수(시장민감도)가 높다는 것을 간파해 주저 없이 이 종목을 사들였다.
주가가 사흘째 떨어졌기 때문에 손절매는 일단 유보하기로 했다. 하락장에서도 반등은 있게 마련이다. 적절한 반등시점을 이용해 매도하고 시장흐름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7월30일 미래산업 3만5,000주 매수
새벽부터 뉴스마다 뉴욕증시가 급등했다는 소식으로 떠들썩했다. 사상 3번째로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본능적으로 이런 날은 동시호가에 주식을 사면 당일매매로도 짭짤한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동시호가부터 최근에 탄력이 높았던 현대차와 미래산업 두 종목으로 약 3% 정도 오른 가격에 매수주문을 넣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시초가가 높게 형성된 데다 이들 종목은 상승탄력이 커 오전 내내 기다렸지만 매수기회가 오지 않았다.
매수주문이 체결되지 않은 것은 시장의 상승기조가 그만큼 탄탄한데 따른 것이라고 판단해 오후에 미래산업 한 종목을 3만5,000주 사들였다. 하지만 장막판에 상승탄력이 둔화돼 손실을 입었다. 속임수에 넘어갔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분 나쁜 하락반전
한ㆍ미 양국 증시가 모두 전일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약세로 기울었다. 전일의 상승세가 속임수였을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700선과는 여유가 있어 기다려보기로 했다. 전일 발표된 미국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였다.
미국의 소비둔화가 계수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시장에는 큰 충격이 미치지 않았다. 손절매를 한다면 31일이 적절한 시점이었지만 이런 미련 때문에 선뜻 손절매에 나서지 못했다.
◇'펀더멘털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31일 미국의 2ㆍ4분기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이 발표됐다.
2분기 잠정치는 1.1%. 당초 예상했던 2.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이었다.
미국경제의 더블딥(경기 이중바닥형)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일까.
조정국면이 장기간 계속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3분기 미국의 GDP성장률은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국내 수출기업의 타격은 원화강세와 맞물려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봉으로 4개월 연속 음봉을 기록한 것도 마음에 걸린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음봉이 4개 연속으로 발생할 경우 일시적인 반등은 있더라도 상승추세가 끝난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다시 장기침체국면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얘긴데..
그러나 사흘연속 하락했으니 반등가능성도 높다고 판단된다. 반등국면을 이용해 손실을 줄이면서 매도전략을 편 뒤 시장에 대해 다시 한 번 냉정하게 되짚어봐야겠다.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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