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가 순항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제결제은행(BIS)은 10일(현지시간) 3ㆍ4분기 세계금융시장 보고서에서 전세계적인 증시 활황은 미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미 경제 연착륙 전망에도 불구하고 산유국을 중심으로 보유외환을 달러에서 유로와 엔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뚜렷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경제 연착륙 한다= BIS는 미 주택가격의 하락 등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지만 다른 지표들을 보면 '경기침체 없는 점진적 경기하강(A gradual slowdown without recession)'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2.2%로 집계돼 잠정치 1.6%와 전문가 예상치를 모두 웃돌았고 인플레이션은 2.3%에서 2.2%로 하향 조정됐다. 또 11월 비농업 신규고용자수 또한 13만2,000명 증가하며 예상치를 뛰어넘어 미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국제유가의 하락과 주식시장이 활황ㆍ기업 실적 호조는 주택시장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다면 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BIS는 전망했다. ◇국제금융시장, 투자 위험 기꺼이 감수하겠다= 세계 금융시장은 지난 5~6월 투매의 충격에서 벗어났으며 투자 위험을 감수하려는 분위기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 스캔들로 인한 60억달러 손실 발생과 태국과 헝가리의 정정 불안, 급격한 환 움직임 등의 위험 요소에도 불구하고 자산 가치는 크게 타격 받지 않고 있다는 것. BIS는 투자자들이 위험 부담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놀랄 정도로 높아졌으며, 이런 추세가 파생상품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 전반의 가격 설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대체하는 유로화= 중동 산유국들의 달러 비중을 줄이고 유로화 비중을 늘리는 추세가 뚜렷하다. BIS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외환 보유에서 유로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2ㆍ4분기 20%에서 3ㆍ4분기 22%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이 기간중 달러 보유가 24억달러 줄었으며 이란도 40억달러를 감축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채권시장에서도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BIS는 지적했다. 유로화가 출범하던 지난 99년 전세계 시장에서 19%에 불과하던 유로표시 채권은 32%로 늘어난 반면 달러표시 채권은 40%에서 44%로 4%포인트 증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