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섬업계] 경기회복 전망 흐리다

전반적인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데도 화섬업계는 여전히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원사를 주로 생산하는 화섬업계의 경기는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특히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원화환율을 감안한 가격수준이 전년동기대비 40% 수준에 불과해 업계의 심각한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 15일 업계 및 한국화섬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월까지 폴리에스터·나일론·아세테이트 등 화섬의 총 판매량은 39만8,000톤으로 전년동기의 37만톤에 비해 7.4%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이 가운데 75%를 넘어서는 로컬을 포함한 수출물량은 30만4,000톤으로 1.5% 증가에 불과했다. 반면 가격은 폴리에스터 장섬유(75데니아 기준)의 경우 파운드당 45센트 수준으로 지난해초 80센트의 절반을 겨우 넘어서고 있다. 다른 품목도 오십보 백보다. 여기에 수출 채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달러대비 원화환율은 1,600원대에서 1,200대로 떨어져 전체 수익성은 전년대비 4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판매량은 답보상태인데 채산성만 추락한 꼴이다. 업계 관계자는 『3월부터 계절적 성수기인데도 중국시장 등이 풀리지 않아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상황』이라며 『올들어 화섬부문은 이익은 커녕 적자로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 과잉 여전=지난해말 자율 감산에 들어갔던 폴리에스터업체를 비롯한 화섬업계의 가동률이 다시 올라가 90% 수준에 육박했다. 특별한 수요증가가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가동률 상승이기 때문에 화섬업계의 공급과잉은 여전하다. 전체 재고가 지난해 동기대비 23% 늘어났다는 게 이를 잘 말해준다. 특히 코오롱·효성·삼양사·새한·SK케미칼 등 선발업체와 한국합섬·동국합섬 등 후발업체 등 12개업체가 모여있는 폴리에스터업계의 경우 심각한 수준이다. ◇가격, 변동비 수준=업계는 일반 폴리에스터 원사의 손익분기점을 파운드당 70센트 정도로 보고 있다. 따라서 자율감산과 원유가 상승 덕택에 일반 폴리에스터 원사의 가격이 35센트에서 45센트까지 회복됐지만 그 괴리는 여전하다. 적자가 갈수록 쌓여간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일반 폴리에스터만 하루에 100톤 생산할 경우 월 5억~7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일반 폴리에스터 원사를 전적으로 생산하는 후발업체들은 어려운 상황이다. 선발업체들의 경우 그나마 고급사와 다른 제품을 함께 생산, 일반 원사의 매출비중이 10~30%에 머물고 있어 상대적인 형편은 나은 편이다. ◇수요 증대 난망=화섬의 최대 시장인 중국시장이 열리느냐가 관건이다. 의류 등 내수시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다. 중국이 지난해 8월부터 홍콩을 통한 수출의 통관절차와 외환에 대한 엄격한 통제에 나선 이후 이 지역 수출창구는 굳게 닫혀있다. 다만 올들어 중국의 화섬 재고량이 바닥수준인 탓에 실(絲)이전 형태인 칩 수출은 다소 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공급부족 현상으로 중국내의 폴리에스터 원사 등의 가격이 국제시세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하반기부터는 중국 수출이 다소 활기를 띠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세계 화섬산업이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데다 동남아·중남미 등의 외환위기 지속, 중국시장의 불투명성 등으로 빠른 시일내 회복은 힘들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향후 과제=근본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불황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수익구조를 고부가가치화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잉설비 처리를 통한 수급조절이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 /김기성 기자 BSTA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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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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