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의혹을 수사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이번주 성곡미술관에 후원금을 낸 은행ㆍ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전면 조사를 벌인 후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신씨 영장 재청구 시기는 남북정상회담이 끝나는 10월 둘째 주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씨, 기업-조각가 연결 커미션 2억여원 챙겼다”= 30일 검찰은 신씨의 기업 후원금 횡령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검찰은 신씨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은행ㆍ기업 등에 연간 5억원의 미술관 후원금을 요구한 뒤 일부를 횡령한 정황을 포착한 데 이어, 신씨가 조형물을 갖춰야 하는 기업체와 조각가를 연결해주고 알선료를 챙긴 혐의도 추가로 포착, 수사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가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5년부터 2006년까지 건물에 조형물을 갖춰야 하는 기업체 4∼5곳에 조각가를 알선해주고 작품 공정가의 40% 정도를 리베이트로 받아 2억여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돈은 신씨가 기업 후원금 등을 빼돌렸다고 의심되는 2억4,000만원과는 별개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신씨를 통해 기업체에 조형물을 판매한) 조각가를 불러 조사했는데 신씨에게 리베이트를 줬다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씨는 알선료를 챙겼으나 이를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에게 주고 성곡미술관 공금으로 썼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박 관장은 이 중 일부만 받았을 뿐 대부분의 돈은 신씨가 사용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 “10월 둘째 주중 신씨 영장 재청구”= 검찰은 신씨에 대해 사문서(학력위조) 위조와 함께 횡령 혐의 등을 추가해 남북정상회담이 끝나는 10월 둘째 주중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민 서울서부지검 차장은 “신씨에 대한 영장 재청구 시기는 다음주 기업체 관계자 상대 조사의 진척에 따라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유동적”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 시기가 내주 말 전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씨의 기업 후원금 횡령혐의를 입증할 물증확보를 위해, 지난 28일 오후 성곡미술관 사무실과 박문순 관장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확보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신씨에 대해 2005년 동국대 교원 임용과 올해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 과정에서 가짜학력을 제출한 혐의, 기업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 직업과 수입을 속이고 개인회생을 신청한 혐의 등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 학력위조 은폐 재수사= 검찰은 이와 함께 2005년 신씨의 동국대 조교수 임용 이후 변 전 실장이 외압을 행사하거나 동국대 관계자들과 공모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동국대에 특혜지원이 이뤄지도록 했는지 여부에 대한 물증 확보에 나섰다.
이를 위해 검찰은 동국대 압수수색 등 전면 재수사 수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또 신씨의 학력위조가 은폐되는 과정에서 동국대 고위 관계자들과 변 전실장 등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검찰은 경기 과천 보광사에 대한 특별교부세 지원 과정에도 변 전 실장이 개입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보광사 지원과 관련해 ‘(보광사에 특별교부세를 지원하라는) 지시가 위에서 있었다’는 참고인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