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독주의 눈물

위스키 소비 급감… 구조조정·판로 확대로 부진타개 나서

디아지오, 임직원 대상 희망퇴직 접수… 골프장 등으로 영업 확대

페르노리카, 수제 보드카 등 신상품 출시… 가격 확 낮춰 젊은층 공략




위스키 업계가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다.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위축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다 먹고 취하기보다는 즐기는 음주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특히 주류시장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저도주 열풍이 불면서 매출이 급전직하다. 업계는 구조조정·판로 확대·신제품 출시 등 반격 카드를 꺼내들고 있지만, 위기 탈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위스키 판매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18일까지 희망퇴직신청을 접수한다. 디아지오코리아가 희망퇴직으로 인원 감축에 나선 것은 2012년 이후 2년 만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2009년과 2012년 각각 4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최근 5년 새 희망퇴직자가 100명 이상이나 되는 것이다.


매출 부진 타개를 위해 인력 줄이기에 이어 판로 다변화도 꾀한다. 지난 2월말 퓨전 와인&스피릿 주점 '문샤인'과 손잡고 출시한 칵테일 '진저윈저'가 대표적인 경우. 아울러 소비가 급감하는 기존 유흥주점 외에 골프장 등으로 영업지역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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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계자는 "진저윈저는 지난해 출시한 '윈저 블랙'에 레몬과 진저에일을 섞은 칵테일"이라며 "외부 외식업체와 공동으로 위스키 칵테일 제품을 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껏 접촉이 없었던 골프장 등에서도 저알코올혼합음료를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윈저 블랙도 판로 확대를 위해 올들어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판로확대는 경쟁회사인 페르노리카코리아도 마찬가지. 올해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바나 카페, 클럽 등 MOT(Modern on Trade)시장 공략에 나선다. 가격을 낮춘 세트 메뉴 등을 통해 위스키 소비를 살려낸다는 전략이다. '글렌피딕' 판매사인 윌리엄그랜츠앤선즈코리아는 연이은 신상품 출시를 위기 타개책으로 꺼내 들었다. 아이슬란드 수제 프리미엄 보드카인 '레이카'를 지난달 내놓은데 이어 스카치 위스키 '그란츠'를 오는 10월쯤 출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위스키업체마다 고육지책에 나서는 이유는 생존을 위협받을 정도로 실적이 크게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1위 위스키인 윈저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추정)은 62만9,869상자로, 2012년(71만4,904상자)보다 11.9% 줄었다. 임페리얼(-22.8%)과 스카치블루(-16.5%), 발렌타인(-24.0%) 등도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 때문에 위스키 업계엔 공장 철수, 대규모 인원감축 등 흉흉한 소문들까지 돌고 있는 실정이다.

한 주류업계 고위 관계자는 "위스키 업계는 소비급감 역풍을 제대로 맞고 있다"며 "디아지오코리아의 경우 희망퇴직은 물론 인센티브도 지급하지 못해 지난해 급여액이 75억원이나 줄어들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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