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채권매수 주춤

잔액 한달새 2兆 줄어 68兆

외국인들의 한국 채권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다. 정부의 선물환 규제 및 원화가치 절상으로 국내 채권시장에서의 수익성에 대해 회의적인 외국인 투자가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외국인 보유채권 잔액은 68조5,765억원이다. 이는 5월 말(68조9,837억원)보다 줄어든 것이다. 외국인 보유채권 규모는 지난해 4월부터 줄곧 늘어나다가 6월8일 70조48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주춤하면서 현재 67조~68조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보유 규모가 하락 반전된 것은 우선 지난달 한달 동안에만 만기청산 물량이 8조3,000억원이나 쏟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순매수한 금액은 6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만기자금을 채권에 재투자하지 않고 빼내갔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외국인의 채권투자가 주춤한 이유에 대해 정부의 선물환 규제, 환율전망 불투명, 글로벌국채지수(WGBI) 편입유보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채권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는 데 정부의 선물환 규제가 방해되면서 리스크를 우려한 외국인들이 한국 채권에 대한 매수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 강하다. 이번 WGBI 편입불발 이유에 대해서도 씨티그룹이 '국채 통합계좌 활용도 부진과 함께 한국정부의 선물환 포지션 규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선물환 포지션 규제가 실시된 후 재정거래를 통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해졌다"며 "이런 상황에다 6월 대규모 만기가 도래해 외국인의 채권투자액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ㆍ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원화가치 하락) 당분간 가치절상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환차손을 우려하는 외국인들이 늘었고 또 글로벌 유동성 위축에다 재정위기에 빠진 유럽 각국이 고금리 채권을 발행하면서 수요를 빼앗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태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물에 대한 외국인들의 수요가 많은 등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가 줄어들지는 않았다"며 "조만간 투자가 다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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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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