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일본보다 높은 대졸 초임수준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졸 초임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어서 상당기간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임금수준 및 생산성 국제비교’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대졸 초임은 국민소득이 배 가까이 높은 일본의 94.6%여서 비정상이라는 것이다. 특히 일본 대졸초임과 비교할 때 1,000명 이상의 우리나라 대기업은 일본의 110.4% 수준으로 오히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직급별로 보면 과장이 78.9%, 부장이 75.6% 수준으로 상위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상대적으로 낮았다. 산업별로는 금융ㆍ보험업이 가장 많아 일본에 비해 33.7%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총은 높은 대졸 초임이 고임금 현상을 유도하고 있으며 이는 하위직급 중심의 노동운동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갈수록 교육비는 많이 들고 자산형성은 더욱 어려워지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하후상박의 임금체계를 무조건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노동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높은 임금상승률은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궁극적으로 일자리를 없애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우리나라 임금수준이 지난 1997년을 기준으로 할 때 2005년에 92.1%나 오른 것은 1.7% 오른 일본은 물론 22.9% 상승한 미국 등 보다도 훨씬 가파르다고 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원화가격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상승률이 아닐 수 없다. 비슷한 기간에 우리나라 근로자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일본ㆍ미국 보다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노동생산성에 비해 임금상승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결국 물가상승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최근 서울의 생활비가 세계 최고 수준에 육박하는 것은 고임금ㆍ저생산성의 영향도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상위직급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리고 기업의 생산비용을 압박하는 대졸초임 중심의 임금상승 체계는 지양되어야 한다. 이는 고령화대책의 일환으로 거론되는 임금피크제 등과는 또 다른 문제다. 취업난은 물론 노동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대졸 초임이 높아지는 기현상은 개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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