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내고 피해자를 병원으로 후송했더라도 인적사항이나 연락처를 남기지 않았다면 면허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박광우 판사는 교통사고를 내고 면허가 취소된 황모(68)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인적사항이나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은 채 병원을 이탈했다면 이는 사고를 낸 사람이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한 경우에 해당돼 비록 원고가 피해자에게 치료를 받게 하는 등의 구호 조치는 취했다 해도 그것만으로 구호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이어 "구호조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도로교통법 규정은 사고 운전자가 피해자나 경찰관 등 교통사고와 관계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신원을 밝히는 것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황씨는 지난해 5월 경기도 구리시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우회전을 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J(7)양을 들이받았다. 황씨는 사고 후 J양을 인근 대학병원으로 데려갔으나 J양과 J양 어머니가 병원 수속을 밟는 사이 인적사항이나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은 채 병원을 빠져나왔다.
황씨는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면허가 취소됐고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