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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선전을 기원하는 직장인의 응원 열기 또한 거리응원 못지않았다. 기업들은 강당 등 회사 내부에 대형 스크린을 걸어 단체 응원 공간을 마련하거나 출근 시간을 늦추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들도 직원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치며 한마음이 됐다.
18일 새벽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회사 출근 후 집무실이 아닌 포스코센터 서관 4층 아트홀로 향했다. 예고 없는 깜짝 방문이었다. 권 회장은 직원 300여명과 대형 화면을 통해 경기를 보며 함께 응원도구를 흔들었다. 같은 시간 포항제철소에서도 300명이 본사 대회의장에서 경기를 관람했고 광양제철소에서는 직원들이 창의 공간 포레카를 활용해 응원행사를 열었다.
현대차그룹은 시민들이 길거리 응원을 펼칠 수 있도록 서울 강남 영동대로 한복판에 '팬 파크'를 운영,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가수 싸이와 걸그룹 걸스데이 등의 공연으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직원들 역시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 사무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경기를 관전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오전 6시30분쯤 출근해 집무실에서 한국팀의 경기를 지켜봤다.
권선주 기업은행장도 이날 집무실이 아닌 본관 19층 구내식당으로 출근했다. 권 행장은 임직원, 출입기자 등과 함께 대표팀을 응원하며 하프타임에는 스코어 맞추기 등의 이벤트를 즐겼다.
구내식당과 대강당 조기 개방과 대형 스크린 설치는 업종과 상관없이 많은 기업에서 '월드컵 이벤트'로 진행됐다.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2층 대회의실에 대형 TV를 설치했다. 전체 임직원 300여명 중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조기 출근해 TV 앞에 앉았고 중앙회 측에서는 아침을 거르고 응원전에 참여한 직원들을 위해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련하며 열기를 보탰다.
홈플러스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임직원 300여명이 함께 모여 경기를 관전했다. 홈플러스는 단체응원을 희망하는 임직원들에게 음료·주먹밥 등 음식과 함께 막대풍선과 호루라기 등 응원도구를 제공했다.
애경산업과 해태크라운제과 역시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눈치를 보며 스마트폰이나 PC 화면을 들여다보지 않도록 강당에 대형 스크린을 걸고 직원들이 마음껏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교보생명·알리안츠생명·동부화재·신한카드 등도 본점 등지에 별도의 응원공간을 마련해 직원들의 경기 관전을 지원했다.
기업들은 한국팀의 경기를 노사 화합의 장으로 만들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서대문 본점 대강당에서 김주하 은행장과 노조가 함께 한 노사 공동응원전을 벌였다. 패션그룹 형지 임직원들은 이날 자사 티셔츠 '올 더 레즈(ALL THE REDS)'를 전원 착용하고 페이스페인팅을 하는 등 이색적인 응원패션을 선보였다. 형지 관계자는 "승무패와 경기 스코어 맞추기 등을 통해 바우하우스 영화티켓과 커피 쿠폰, 사내식당 쿠폰 등을 전달하는 등 월드컵 경기가 직원 단합 대회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출근시간을 늦춰 직원들의 경기 시청을 지원한 기업도 잇따랐다. 셋톱박스 제조업체 휴맥스는 업무 처리에 지장 없는 직원들의 출근 시간을 오전10시로 늦췄고 동부생명도 출퇴근 시간을 본인 희망에 따라 1∼2시간 늦출 수 있게 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출근시간을 오전 9시에서 10시로, 대림산업도 오전 8시30분에서 9시로 늦췄다.
프로축구단 창단을 앞두고 있는 이랜드는 임직원들의 단체 응원을 위해 아예 영화관을 통째로 빌렸다. 이랜드 관계자는 "프로축구단 창단을 앞두고 회사 내부에서는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며 "이런 관심을 고려해 임직원 700여명이 신촌의 한 영화관에서 4개관을 대관해 단체 응원을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