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흥진의 할리우드 21] 60년대 10대우상 도나휴 사망

40여년 전 전세계 틴에이저들의 열화와 같은 인기를 얻었던 청춘로맨스 영화'피서지에서 생긴일'(A Summer Place,1959)의 주인공 골든 보이 트로이 도나휴가 지난 2일 산타모니카에서 65세로 사망했다.당시 22세로 금발에 늘씬한 키 그리고 앳된 소년의 얼굴을 했던 도나휴는 이 영화에서 방년 16세였던 앵도처럼 깜찍하게 생긴 샌드라 디(59)와 피서지에서 풋사랑을 나눠 틴에이저 소녀들의 가슴을 애타게 만들었었다. 당시 소녀들은 도나휴를 사모했고 틴에이저 사내녀석들은 디를 연모했는데 이 두사람은 전세계 틴 에이저들의 우상으로 군림했었다. '피서지에서 생긴 일'은 도나휴의 첫 주연영화였는데 영화 한편으로 대뜸 세상 틴에이저들의 우상이 될 수 있는 것이 할리우드의 마력이다. 영화는 20년전 미 뉴잉글랜드 해변마을 내소를 떠났던 조건슨이 백만장자가 돼 아내와 예쁜 틴에이저 딸 몰리(샌드라 디)를 데리고 피서철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조건슨(리처드 이간)은 이 마을서 낡은 호텔을 경영하는 헌터의 부인(도로시 매과이어)의 젊은 시절 애인. 헌터 부부에게는 잘생긴 틴에이저 아들 자니(트로이 도나휴)가 있는데 몰락한 집 아들 자니와 부잣집 딸 몰리는 첫눈에 깊은 사람에 빠져 몰리는 임신하게 된다. 아이들 뿐 아니라 자니의 어머니와 몰리의 아버지까지 옛사랑이 재점화. 피서지에서 사랑의 듀엣이 연주된다. 이 영화는 틴에이저의 임신과 간통 때문에 당시 큰 논란을 빚었는데 틴에이저들은 그런것에 아랑곳않고 여름 해변에서 일어나는 자니와 몰리의 사랑에 넋을 잃었었다. 델머 데이비스가 감독한 총천연색 화면이 눈부신 '피서지에서 생긴 일'은 사실 대사와 연기 및 인물들의 성격 개발이 모두 약한 자양분 없는 사탕 같은 멜로 드라마다. 그러나 당시 틴에이저들의 이 같은 달짝지근한 맛과 함께 황금미소년 도나휴와 깨물어주고 싶게 예뻤던 디의 풋사랑에 마냥 열병들을 앓았었다. 이 영화를 못 본 사람들일지라도 맥스 스타이너('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음악작곡)의 영화음악만은 들어 알 것이다. 영화내내 흐르며 자니와 몰리의 사랑을 애잔하고 달콤하게 감싸주는 주제곡은 요즘도 방송국들이 계절과 상관없이 틀어대는 팝의 클래식이다. 이 음악은 영화음악을 직접 연주한 퍼시 페이스악단의 연주로 유명한데 당시 10주간 팝차트 넘버원을 기록했었다. 이 영화로 가장 장래가 촉망되는 신인중 하나로 부상한 도나휴는 이후 '패리쉬', '수전 슬레이드', '로마의 모험' 같은 포장만 예쁜 멜로물에만 나오다 60년대 중반들어 완전히 일자리를 잃었다. 당시 일기 시작한 반문화운동과 베트남전의 현실이 깨끗하게 잘 생긴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의에 빠진 도나휴는 술과 마약에 절어 폐인이 되다시피해 한때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거지생활을 하기까지 했다. 도나휴는 뒤늦게 깨닫고 재생, 그후로 가끔 영화에 단역으로 나오다 지난 2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한때 넘버원 여성 틴스타였던 디(요절한 가수 바비 다린의 아내였다)도 인기가 끝나면서 술과 마약에 빠졌던 것을 생각하면 할리우드는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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