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적인 상승 전환·거래 전면 활성화엔 역부족 평가도
당정이 4일 취득세 영구 인하 조치를 소급적용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움츠러들었던 부동산시장 매매심리가 다소 살아날 전망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당정협의를 통해 정부가 대책을 발표한 올해 8월 28일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취득세율을 ▲ 6억원 이하 주택은 2%에서 1%로 ▲ 9억원 초과 주택은 4%에서 3%로 각각 1%포인트 내리고 6억~9억원 주택은 현행 2%를 유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취득세 인하 방안 후속 처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자 최근까지 시장에선 불안감만 증폭돼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매매를 미뤘다.
부동산시장은 이날 당정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환영했다.
대한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시장이 다 죽게 생겨서 온갖 처방을 써도 회복될까 말까 한 상황인데 강력하게 요구했던 사안이 하나 해결됐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현대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매매시장은 2주 전부터 다시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기 직전인 지난 6월 거래량이 많이 늘어난 것처럼 이번 조치로 거래량이 상당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당정의 합의 소식이 시장에 안도감을 주면서 매매거래에 숨통을 틔워주는 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급매물 소진과 취득세 소급 적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10월 중순 이후 관망세가 짙었다”며 “우려하던 취득세 인하 부분이 정리되면서 투자자들이 심리적인 안도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도 “취득세 인하가 소급적용돼 그동안 대기하면서 관망하던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연말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며 “양도세 감면 효과, 생애 최초주택구입자들의 취득세 면제 효과에 이번 조치까지 더해져 연말 마감 효과가 증폭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이런 취득세 인하 방안은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전환하는 데 영향을 미쳐 매매시장과 분양시장을 떠받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그동안 매입 시기를 늦춰오던 대기 수요자들이 매매에 가세하면서 집값 상승 모멘텀이 마련될 것이며 전세금 상승으로 깡통주택을 우려하는 세입자 일부도 취득세 인하를 계기로 주택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부동산 매매시장 추세를 완전히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다. 시장에서 가격 상승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취득세 인하 조치만으로 폭발적인 거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가격 상승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취득세 절감은 거래 숨통을 터주는 조치”라며 “전면적인 거래 활성화 기대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국회에 계류 중인 다른 법안도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며 “토지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속한 처방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