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반사되고 색감의 흡수가 전혀 없을 듯한 아크릴판과 알루미늄 재질 위에 꽃술 하나하나까지 사실적으로 그려진 꽃그림이 주는 이미지가 묘하다. 각기 자태를 뽐내는 꽃들은 막 몽우리를 피우고 가장 보기 좋고 탐스런 모습들이다. 거기에 미끄러질듯한 반질반질한 판재에서 오는 차가움이 부조화스럽지만 따뜻함을 주는 매력이 있다.
나무를 재료로 일상적 공간을 낯설게 하는 설치미술을 주로 했던 박훈성(홍익대교수)씨가 꽃이나 식물의 이미지를 알루미늄등의 물성과 결합하여 전혀 다른 정서를 자아내는 새로운 작업을 선보였다. 박훈성 개인전으로 노화랑서 8일부터 25일까지 만날 수 있다.
평론가 유재길(홍익대교수)씨는 "화려한 꽃의 아름다움에 끌려 생명이 있는 자연을 상상하며, 금속성의 물질이나 표면을 보면서 자연이나 생명과 거리가 먼 추상적 개념에 젖게한다. 생명과 비생명의 사이에 따뜻함과 차가움, 밝음과 어두움, 구상과 추상의 이중적 구조 속에 작가는 `사이`를 만들고 관객은 `상상력`을 동원하게 된다"고 말한다. (02)732-3558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