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잊고있던 통장만기] 상당수 고객들 예상밖 소득에 희색

지난 2월 이 상품에 10만원을 입금시키고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P모씨도 최근 이자까지 20만원이 넘는 돈을 찾아 「공돈」이 생긴 기분을 맛보았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모르는 새 돈이 두 배로 불어났으니 당연한 일이다.「경제살리기 증권자금 이체통장」은 지난해 한빛(옛 한일)은행이 침체에 빠진 증시와 우리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개발한 상품으로 예금을 고스란히 투신사로 이체해 수익증권에 투자, 투신사의 자금운용 실적만큼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고안됐다. 판매 개시한 지난해 2월 종합주가지수는 500포인트 안팎. 1년 만기가 지나 곧바로 돈을 찾은 고객은 20~30%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지만 만기도래 사실조차 잊고 있던 상당수 고객들은 얼마전 주가 상승에 힘입어 약 120%의 수익을 냈다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대부분의 캠페인 참가자들은 계좌당 10만원을 입금시키고는 통장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으나 최근 주식으로 운용했던 펀드가 해제되고 자금운용처가 공사채형 수익증권으로 바뀌면서 은행측이 이를 고객에게 통보하는 과정에서 돈이 두 배로 불어난 것을 알게 됐다. 잊고 지내던 통장에서 예상밖의 수확을 얻는 일은 이밖에도 있다. 20년 전 주택은행의 「중장기주택부금」의 초기 가입 고객들은 내년에 세금을 떼고도 1,000만원 가까운 돈을 만지게 된다. 지난 80년부터 시판된 「중장기주택부금」은 매월 6,880원씩 납입하는 최초의 20년제 예금상품. 대부분의 고객들은 매월 6,880원을 내려고 은행을 찾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자동이체로 매달 부금을 불입, 아예 돈을 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지만 내년이면 드디어 만기가 도래해 「쏠쏠한」 재미를 보게 됐다. 회사원 J모씨는 지난 80년 『한달에 7,000원씩 없어지는 셈치고 가입했었다』며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내년이면 목돈이 생기게 됐다』고 흐뭇해 했다. 고객이 20년 동안 불입한 돈은 160만원이 조금 넘지만 14%의 복리가 적용되는데다 만기까지 대출을 받지 않은 고객에 대해선 11~21%의 특별이자가 적용돼 돈은 1,100만원으로 불어나 세금을 떼고 980만원이 지급된다. 한편 주택은행 관계자는 『20년 동안 240회를 모두 불입하지 않으면 중도해지로 간주된다』며 만기 전에 반드시 240회분을 불입할 것을 당부했다. 가령 20년 동안 단 한번 6,880원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중도해지로 간주돼 지급액은 400만원 정도로 줄어든다고 은행측은 경고했다.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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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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