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둬라.""그렇게는 못한다."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상근부회장 자리를 놓고 볼썽 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자동차 협회는 지난달말 임시총회를 열어 상근 부회장인 K씨를 해임하고 후임으로 Y씨를 선임했으나, K씨가 관계 부처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반발하자 Y씨가 자진 사퇴했다.
K씨는 '임원 임기가 정기총회 전에 끝날 때는 정기총회 종료 시까지 연장한다'는 협회 규정을 들어 내년 초까지 부회장직을 수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협회측은 "K 전 부회장이 주장하는 협회 규정은 관례적으로 회장ㆍ감사 등 비상근 임원에만 해당했던 사항"이라며 즉각 물러날 것을 강요하고 있다.
협회는 Y씨가 사퇴하자 이 달초 다시 임시총회를 열어 은행장 출신인 S씨를 상근 부회장으로 새로 선임했다. 그러나 K씨가 "법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강력 반발하자, K씨의 고교 후배로 후임 부회장에 선임됐던 S씨도 사퇴해 버렸다.
협회는 K씨가 예상외로 강경하게 나오자, 회원사들의 요청에 따라 부회장실에 자물쇠까지 채우고 업무용 승용차도 회수했다.
다음주에는 다시 상임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특허청의 모 고위 인사를 선임할 방침이다. 그러나 K씨도 특허청 출신이라 S씨와 같은 경우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임 부회장을 선임한 것은 회원사들의 요청 때문"이라며 "한ㆍ미 통상 마찰 심화, 11월 서울 모터쇼 개최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어 하루라도 빨리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