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강칼럼] 검은 디스크

수술보다 근력강화 운동·물리치료를

단풍이 무르익은 계절, 야외활동이 증가하기 마련이지만 평소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리한 등산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요즘같은 단풍철 무리하게 등산을 했다가 허리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평소 활동할 때 허리만 많이 아프고 다리 아픈 것은 별로 못 느낀다는 이런 환자들이 MRI 등 정밀검사를 해보면 허리 한 두 마디가 검게 변해있는 소위 ‘검은 디스크’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꽤 있다. 이른바 추간판(디스크) 내장증이라고 불리는데 디스크가 빠져나와 신경을 자극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디스크는 제 위치에 있지만 내부에 문제가 생긴 질환이다. 다리 쪽으로 당기거나 저리는 등의 통증없이 주로 요통만 일으킨다. 신경압박 등이 없고 디스크 사이의 높이도 정상처럼 보여 그 정도를 단순 X-레이나 CT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직 이 병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기준ㆍ병태생리ㆍ자연경과 등은 단순 디스크탈출증과 마찬가지로 밝혀진 게 없어 올바른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학계에서는 디스크 수핵이 퇴행하면서 생기는 각종 염증이나 통증 유발물질들이 디스크를 싸고 있는 섬유륜의 바깥쪽 균열을 통해 침범, 요통을 유발한다고 판단해 섬유륜성형술 또는 고주파열치료술로 치료하기도 한다. 디스크가 검다고 소위 철심으로 고정술을 권유받았다면 한번쯤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디스크가 검게 변하는 것은 남녀 구분할 것 없이 대개 30세 이후에는 허리 한 두 마디에 나타날 수 있는 어쩌면 나이를 먹는 것과 비슷한 현상으로 생각할 수 있다. 확실한 원인과 치료방법이 정해지지 않은 질환에 대해 무분별하게 수술적 치료를 선행해서는 안 된다. 일단 디스크 조영술 등으로 확인하고 증상 정도가 참을 수 있는 정도라면 근력강화 운동 등 물리치료부터 꾸준히 선행해볼 필요가 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정도라면 경우에 따라 인공디스크 치환술이나 골융합술까지 하기도 하나 수술은 최후의 선택이다. 아무리 검게 변해버린 ‘나쁜’ 디스크지만 결과적으로 남의 것을 쓰는 것보다는 나쁜 내 것을 놔두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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