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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멤버가 아니라고 하지만 팀워크가 어느 때보다 좋아 좋은 결과가 기대됩니다."
한국 대표팀의 맏형 허석호(39)의 예언은 빈말이 아니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간판급 4명이 빠진 '약체'라는 소리를 들을수록 선수들은 똘똘 뭉쳤다.
한국이 남자 한ㆍ일 프로골프 대항전 '밀리언야드컵'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1일 일본 나가사키현의 패시지 킨카이 아일랜드GC(파71ㆍ7,066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싱글 스트로크 플레이 경기에서 승점 3.5점(3승1무6패)을 보태 최종 승점합계 12대8로 일본을 물리쳤다. 이날 10개 개인 게임에서 6.5개를 놓쳤지만 팀워크가 중요한 1,2라운드에서 각각 5개 게임 중 4개,4.5개씩 수확한 게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지난 2004년 제1회 대회와 지난해 제3회 대회에서 승리했던 한국은 이번 첫 원정 경기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역대 전적 3승1패로 한 발 더 나아갔다.
한국은 전날까지 중간합계 8.5대1.5로 압도적인 리드를 잡았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팀 경기인 첫날 포섬(Four sum, 한국 4승1패)과 둘째 날 포볼(Four ball, 4승1무)과 달리 이날은 양 팀 10명씩의 선수가 맞붙는 개인전이었기 때문. 일본은 베스트 멤버로 팀을 꾸린 데다 1ㆍ2라운드 참패의 충격에 빠진 아오키 이사오 단장은 "무조건 공격적인 플레이로 10명 모두가 이겨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결연한 각오를 주문했던 터였다.
이날 우승까지 필요한 승점 2점을 먼저 따낸 주인공은 홍순상(31ㆍSK텔레콤)과 류현우(31)였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 대상(MVP) 수상자 홍순상은 첫번째 주자로 나선 최호성(39)이 1타 차로 패해 자칫 심리적으로 쫓길 수 있었던 분위기를 즉각 바꿨다. 5언더파 61타를 친 홍순상은 다니하라 히데토를 6타 차로 따돌렸다. 조민규와 장익제가 각각 이시카와 료, 이케다 유타에게 끌려가던 상황에서 5번 주자 류현우가 1언더파 70타로 다카야마 다다히로(1오버파)를 꺾으면서 한국팀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홍순상과 류현우는 1ㆍ2라운드 때에도 한 조를 이뤄 포섬에서 다니구치 도루-후지타 히로유키 조에 승리하고 포볼에서 이시카와 료-후카보리 게이치로 조에 무승부를 이루는 활약을 펼쳤다.
이어 나란히 일본 투어에서 뛰는 6번 주자 이동환(25ㆍCJ)과 7번 주자 김도훈(23ㆍ넥슨)이 각각 무승부와 승리를 거둬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김도훈은 포섬과 포볼 경기에 이어 이날도 후카보리 게이치로에 승리해 이번 대회 3전 전승을 기록하며 '일본 킬러'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