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회장 일가가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거액을 주고 풀려난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건설관련업체 D사 장모(77) 회장은 지난 9일 새벽 부인과 딸 및 회사 관리부장 강모(41)씨와 함께 서울을 출발해 오전6시45분께 홍천 대명콘도 인근 야산에 도착했다.
이들은 등산준비를 하던 도중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괴한 6~7명이 갑자기 나타나 둔기로 위협한 뒤 손을 묶고 냉동탑차에 강제로 태워졌다.
납치범들은 곧바로 서울로 이동, 이날 정오께 장 회장의 휴대폰으로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유는 묻지 말고 5억원을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아들 장씨는 급히 현금을 마련, 오후3시께 회사 구매부장과 함께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앞에서 범인들을 기다렸다.
인질범 1명이 장 회장과 함께 장 회장의 승합차를 타고 나타나 돈을 건네받았고 납치됐던 나머지 일행은 남산 3호터널 강북방향에서 풀려났다. 범인들은 장 회장의 승합차를 이태원에 버려둔 채 달아났다.
경찰은 괴한들이 아침 일찍 강원도 홍천 인근에서 등산에 나선 회장 일가의 일정을 정확히 알고 있던 점으로 미뤄 회장 일가를 잘 아는 주변인물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우연한 납치범행의 경우 통상 몸값으로 수천만원을 요구하는 데 비해 현금 5억원을 요구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경찰은 장 회장 주변인물을 중심으로 수사에 나서는 한편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냉동탑차를 전국에 수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