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이언 샷 거리 고민 훌훌"

로프트 각도 6도까지 세워 제작… 클럽교체 초·중급자에 효과 톡톡

40대 중반의 핸디캡 19인 K모씨는 요즘 신이 난다. 드라이버에 비해 유난히 짧은 아이언 샷 거리 때문에 고민을 하다가 최근 클럽을 바꿨는데 종전보다 10야드는 너끈히 더 나가기 때문이다. 피칭 거리 안쪽에 떨어지는 볼을 칠 클럽이 마땅치 않아 숏 게임에서 철벅거리는 경우가 잦아지긴 했어도 160야드 거리에서 캐디에게 ‘7번 아이언, 아니 8번’하고 괜히 크게 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같은 거리에서 6번, 혹은 5번 아이언까지 찾는 친구들을 보면 괜히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한다. 최근 K씨처럼 아이언을 새로 바꾸고 거리가 부쩍 늘어난 골퍼들이 많다. 비밀은 아이언의 로프트에 있다. 클럽 제조업체들이 통상 ‘스탠다드(Standard)’로 삼아 온 로프트에 비해 크게는 6도까지 각을 세워 헤드를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주로 중급 및 초급자 용 제품에 해당하며 상급 및 프로 골퍼용은 이런 추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혼마를 비롯한 일본 제품에서 시작된 이런 현상은 최근 미국 제품으로까지 확산돼 거리에 연연하는 한국 골퍼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그러나 롱 아이언에 비해 숏 아이언 간 로프트 차이가 커지면서 그린에 가까워질수록 거리 조절이 힘겨워지는 단점이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웨지를 구입할 때도 각별히 로프트에 신경을 써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골프용품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 전통적인 아이언 로프트는 3번 22도를 시작으로 5번 아이언까지 3도씩 차이 나며 6번 아이언부터 피칭웨지까지는 4도씩 차이가 나서 피칭이 48도였다. 샌드웨지는 56도이며 때문에 통상 웨지는 피칭과 샌드 사이인 52도짜리를 사게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각 업체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3번 아이언이 19도까지 세워진 데다 5번 아이언까지는 2도씩, 6번부터 8번 아이언까지는 3도씩, 또 9번부터 피칭까지는 4~5도씩 차이 나게 만들고 있다. 전통적인 아이언 5번의 로프트가 28도였던 데 비해 요즘 나오는 5번 아이언중에는 로프트가 23도짜리인 것도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들을 배제하고 로프트만 고려할 경우 같은 5번이라도 요즘 나오는 아이언으로는 한 클럽 이상 거리를 더 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나오는 제품이 무조건 골퍼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우선 아이언 각 번호간 로프트 차이가 달라져 헛갈릴 수 있다. 롱 아이언은 번호간 로프트 차이가 줄어 거리 차이도 줄어들고 숏 아이언은 차이는 커짐에 따라 그린 근처로 갈수록 거리를 맞추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9번과 피칭웨지, 또는 피칭과 샌드 웨지 사이의 클럽이 필요해진다. 새 클럽에 맞춰 웨지를 구입할 경우는 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시중에 있는 웨지의 로프트가 대부분 전통적인 아이언 로프트에 맞춰 만들었기 때문. 보통 52도, 60도의 제품이 많은데 이는 피칭웨지 로프트가 48도인 제품을 기준으로 클럽간 4도씩 차이가 나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나 피칭웨지가 45도 인 경우 웨지 로프트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 이들은 “피칭과 샌드웨지의 로프트를 보고 그 중간 로프트를 갭 웨지로 고르고 이를 기준으로 로브웨지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한편 클럽 제조업체들이 로프트를 세우는 이유는 같은 번호를 가지고도 더 멀리 날리고 싶어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거리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 최근 제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저 중심 설계를 함에 따라 로프트를 1~2도 세워도 기존 제품과 같은 탄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 덕이다. 전문가들은 “제조 기술 상 최근 제품들보다 로프트가 더 세워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점차 전통적인 개념의 번호가 사라져 로프트만 표시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최근 페어웨이 우드는 번호가 사라지고 로프트 각도만 표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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