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대문 패션타운 거듭나기

지난 한해 동안 동대문 패션타운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세간의 이목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그 관심이 청계천 복원 사업에 따른 노점상 문제, 굿모닝 시티 사건 등 발전적인 측면보다는 오랜 기간 동안 누적돼 왔던 고질적인 현상들이 하나씩 외부로 표출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제들은 동대문 패션타운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고통이었다. 동대문 패션 타운은 패션에 관련된 모든 제품을 망라한 국내 최대 패션 시장이다. 이곳에는 약 30여개의 상가에 2만6,000여 점포가 모여 있다. 규모 면으로만 보면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메머드급 패션쇼핑 타운이라고 할 수 있다. 두타, 밀리오레 등 패션 쇼핑몰이 동대문을 대표하고 있어 동대문 패션타운은 판매장소로서의 단면만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대문 패션 타운은 단순히 상품 만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니라 원부자재, 생산, 도매, 소매까지 원스톱으로 이어지는 `패션 클러스터`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동대문 패션타운이 대한민국 패션업계의 중요한 한 축으로 인정 받고 있는 것은 소비자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면서, 순발력 있게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 생산하고 판매를 하는 패션 비즈니스 체인의 집적이 자생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기 완결적 산업 집적지 구축, 생산에서 판매간 네트워크 구축, 산업적 특성을 반영한 치열한 내부 경쟁 등을 통해 동대문 패션타운은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패션 클러스터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듯 현재 동대문 패션타운은 잠재된 많은 기회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밀려드는 중국제품과 할인점, 아웃렛 등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 틈새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동대문 패션타운의 경우 오랜 기간을 걸쳐 자생적으로 발생했다는 태생적 한계와 정부와 관련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특화된 장점들이 점점 그 힘을 잃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공장의 경우 대부분 영세적인 가내수공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지역적으로도 분산돼 있으며, 물류시설 기반도 영세하고 취약하다. 이에 따라 점차 산업 집적지 및 생산ㆍ판매간 네트워크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졐쳄?전체의 네트워크 부재도 전체적인 동대문 패션타운의 붐업(Boom-Up)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상인과 상가들 사이의 정보 공유 부재와 일부 상가들의 상인과 상가간의 불신과 반목 등도 동대문 패션타운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을 수 있으며, 글로벌화를 위해서도 내부적 네트워크와 구심점 마련은 조속히 필요한 실정이다. 동대문 패션타운의 구성원이라면 한 목소리로 원하는 것이 세부 실정에 맞는 정부 지원책이다. 동대문에 대한 정부지원은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요약할 수 있다. 인재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 프로그램, 패션 밸리화를 통한 자본유입ㆍ창업지원ㆍ수출지원, 동대문 일대를 청계천 복원 사업과 연계해 문화적 자산화해 각종 문화적 공간 마련, 음식점, 호텔 등 관광 관련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도시계획 차원의 장기적이고 전향적인 접근이 바로 그것이다. 끝으로 동대문 패션타운이 세계적인 패션밸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인 스스로의 마인드 혁신이 가장 중요하다. 백화점도 대형할인점도 아닌 시장에 있는 장사꾼에 불과하다는 의식에서 벗어나 상인과 상가 스스로 재래시장에 안주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정책적 지원과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도 실효를 거둘 수 없다. 지난 98년 이후 두타를 필두로 패션몰들이 들어서면서 동대문 패션타운은 외형적으로는 빠른 현대화를 이룩했다. 그러나 상인들의 마인드는 아직까지 재래시장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 동대문 패션타운의 상품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에 반해 국내 소비자에게는 아직도 싸구려 상품으로 평가절하 받는 것은 실제로 많은 부분 쇼핑 환경과 고객 접객 서비스에 큰 영향이 있다. 고객의 눈높이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가격정찰제, 교환 및 환불 서비스, 친절한 고객 응대 서비스, 호객 행위 근절 등 상인 및 판매사원의 철저한 고객만족 마인드가 없이는 동대문 패션타운의 발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동대문 패션타운은 이제 변화라는 화두 앞에 직면에 있다. 동대문 패션타운이 현대화된 세계적 패션밸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안의 문제들을 시장 관계자들만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이 아닌 상인, 상가, 정부 및 관련 단체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항구적인 노력들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김용안 ㈜두산타워 운영본부 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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