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조종사파업에 일반노조 '발끈'
"월 100만원 받고 일하는데"…파업 손실에 성과급 '물거품'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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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임금협상 결렬로 총파업을 벌인 데 대해 일반 노조원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노ㆍ노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대한항공 노조(일반노조)는 9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을 바라보는대한항공 노동조합의 입장'이란 성명을 통해 "2006년도 경영성과급은 우리 1만여 조합원의 열망이었다"면서 노조의 일방적인 총파업을 비난했다.
이들은 "조종사노조는 조종사만의 단일 직종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단체행동권은 고유의 권한이지만 그 결과가 한솥밥을 먹는 동료들에게 영향을 미치거나우리 조합원들의 몫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노조는 올해 임금인상분을 회사측에 일임하는 대신 회사측으로부터 작년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성과급 300%와 `안전장려급' 50%를 지급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종사노조의 파업으로 내년 초 지급받을 예정이었던 성과급 100% 가 취소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불만이 터져나온 것.
일반노조는 과장급 이하 운송 직원을 비롯해 객실 승무원ㆍ정비사 등으로 이뤄져 그동안 조종사노조와의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존재해왔다.
조종사들이 2000년 복수노조 형태의 노동조합을 구성하면서 `제 밥그릇 불리기'에 나서면서 일반노조와의 괴리감이 깊어져 왔던 것.
일반노조 관계자는 "조종사노조 파업으로 예약 및 발권카운터 근무 직원들이 승객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욕설을 듣고 있다"면서 "노조 조합원들이 현장에 지원을 나가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 이모씨는 "그동안 직원들은 조종사들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대했지만 이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조직 이기주의'로 흐르면서 존경심이 사라졌다"면서 "조종사들이 돈을 더 챙긴 대신 존경을 잃어버린 `소탐대실'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한 간부 직원은 "조종사들의 이번 파업은 모든 직원이 열심히 일해 벌어놓은 파이를 혼자만 독차지 하겠다는 속셈"이라며 "파업으로 인한 손실로 성과급을 못 받게된 것에 대해 솔직히 화가 난다"고 밝혔다.
한편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자신을 대한항공 정비사라고 소개한 ID `디아블로'란 네티즌이 "한달 내내 기름냄새 맡으며 일해 100만원 벌고 있는데 한달에 1천만원을 벌어도 양이 안차 남에게 피해를 주는 조종사들 때문에 너무 억울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입력시간 : 2005/12/09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