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캐머런 "하나의 영국"… 분열론 잠재우기 나서

스코틀랜드 자치권 확대 강조

WP "분리 문제 등 꼬여" 분석도

당초 예상을 깨고 과반수의 의석을 확보, 보수당의 총선 승리를 이끈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하나의 영국'을 강조하며 새 정부 구성에 착수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캐머런 총리가 민족감정에 호소하며 승리를 이끌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와 스코틀랜드 분리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8일(현지시간) 런던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나의 국가, 하나의 영국 정당으로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영국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에 대한 자치권 확대도 약속했다. 캐머런 총리는 "존중하는 태도로 국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영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스코틀랜드 등) 다른 자치정부들의 존재도 인정한다는 것"이라며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치정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FT는 향후 소득세율·부가가치세율 결정권 등 조세권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에 이양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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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총리가 스코틀랜드 자치권 확대를 강조한 것은 영국의 분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번 총선에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이 돌풍을 일으키며 제3당으로 부상하자 영국 내에서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캐머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WP)는 9일 캐머런 총리가 민족감정을 이용해 총선 승리를 이끌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스코틀랜드 분리를 막는 문제가 한층 꼬여버렸다고 분석했다. 영국이 유럽에서 떨어져 고립되고 스코틀랜드마저 분리돼 '그레이트 브리튼(Great Britain)'이 아닌 '리틀 잉글랜드'의 창시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WP는 캐머런이 선거운동 기간 노동당이 승리하면 SNP에 휘둘릴 것이라며 잉글랜드 민족감정에 호소해 선거 승리에는 도움이 됐지만 잉글랜드인들의 감정을 들쑤셔놓아 앞으로 온전한 영국을 지키려는 그의 시도는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캐머런이 오는 2017년 말까지 EU 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이 문제를 한층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코틀랜드의 친EU 여론을 감안하면 영국이 국민투표를 거쳐 EU에서 탈퇴할 경우 이는 즉각 SNP가 독립 국민투표를 추진하도록 하는 방아쇠가 될 것으로 WP는 전망했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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