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대단하다" 일본 거물도 극찬
"한국 부품 기술력 수준 높아… 수입 늘릴 것"석탑산업훈장 받은 이데 아키노리 도시바기계 대표
장선화기자 india@sed.co.kr
"한국산 부품 중 일부는 가격ㆍ기술 등에서 (일본 기업의) 라이벌로 경쟁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압연ㆍ압출 등 오랫동안 한국 기업과 거래해온 주물 방식의 부품 외에도 공작기기용 히터 등 범용성이 높은 다른 부품들도 수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5일 제49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해외 빅 바이어로 석탑산업훈장을 받은 이데 아키노리 도시바기계 대표는 거래선 확대를 시사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49년 설립된 도시바기계는 사출성형기, 공작기계, 정밀기기, 산업용 로봇 등의 사업영역에서 지난해 1,195억엔(약 158조원)의 매출을 올린 일본의 기계 제조업체다.
도시바기계는 2002년 중국에 생산 거점을 설립했으나 중일 간 정치적 마찰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한국 기업에 다시 눈을 돌렸다. 특히 2010년 엔화 강세에 대응하기 위해 합리적 가격에 중국산보다 품질이 뛰어난 한국산 부품을 쓰기로 하고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관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면서 상대적으로 한국 기업으로부터의 부품 조달이 줄기도 했지만 중국의 희토류 제재 등 중일 갈등으로 인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수입처 변경을 고심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2009년 한국무역협회 초청 무역상담회에서 한국산 부품업체들을 재조사,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수입을 늘리기 시작했어요. 올해에는 2009년에 비해 약 세 배 정도 한국산 부품 수입이 늘어났습니다."
도시바기계는 2009년부터 전주 사출기부품단지에 입주한 5개 업체와 거래를 시작해 현재는 경기도 지역으로 거래처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태일기계ㆍ금양기계ㆍ정아유압 등 중소기업 6개사와 600만엔(약 80억원)의 부품 수입 계약을 맺었고 향후 연간 5억엔(약 661억원) 규모의 추가 수입을 타진하고 있다.
이데 대표는 "한국은 기술력 대비 가격경쟁력이 있으며 산업구조가 일본과 닮은 데가 많고 거리도 가까워 부품 조달이 원활하다"며 "과거에 비해 기계부품의 가짓수도 상당히 늘어났다. 도시바기계는 정밀부품부터 1,000톤 이상의 선박 제조기까지 다양한 기계를 생산하고 있어 한국 업체들과의 협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업체들과의 거래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에 대해 이데 대표는 "생산에 필요한 기술 등을 전수해 품질을 개선하면 기술자가 다른 업체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 기업의 기술력 축적, 품질 유지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데 대표는 1973년 도시바기계에 입사해 30여년간 압출성형기기 분야 기술자로 근무하다 2002년 이사로 승진하면서 경영에 참여했다. 그는 "한국 정밀기계 중 일부는 일본 기술력을 바짝 따라오는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일본의 70% 수준"이라며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업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