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계證 1인당 순이익, 국내 대형사 10배

국내 대형 증권사가 올 상반기(4-9월) 증시 활황에 힘입어 이익잔치를 벌였지만 외국계 증권사에 비하면 1인당 순이익이 10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증권사는 인수합병(M&A)이나 해외채권발행 등 투자은행업무(IB)에서 강점을 보이고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쪽에서도 국내 증권사에 비해 직원당 생산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1인당 순이익 상위 14개사 모두 외국계 = 27일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중인 53개 증권사 가운데 올 상반기 기준 1인당 순이익 상위 14개사는 모두 외국계 증권사 차지다. 1인당 순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UBS증권으로 올 상반기 73명의 직원(이하 9월30일 기준)이 547억원(1인당 7억5천만원)을 벌었다. 다음으로 모건스탠리의 직원 66명이 438억원을 벌어 1인당 순이익 6억6천만원을기록했으며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87명의 직원이 438억원의 이익을 창출, 1인당순이익 5억7천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유럽계인 CSFB(3억8천만원)와 에스지증권(3억7천만원)을 비롯해 미국계인 골드만삭스(3억6천만원)와 메릴린치(2억6천만원) 등도 직원 1인당 2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냈다. 도이치증권(2억3천만원)과 JP모건(1억6천만원), 리만브라더스(1억3천만원) 등도직원 1인당 1억~2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챙겼다. ◆국내 대형사 1인당 순이익 외국계의 10분의 1 = 국내 7대 증권사의 1인당 순이익은 3천만~6천만원대(평균 4천405만원)로 상위 7개 외국계 증권사(평균 4억7천878만원)의 10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우증권의 1인당 순이익은 6천652만원으로 그나마 높은 편이고, 한국투자증권(4천905만원), 동양종금증권(4천413만원), 우리투자증권(4천48만원), 삼성증권(3천959만원), 현대증권(3천559만원), 대신증권(3천297만원) 순이다. 이처럼 외국계 증권사가 직원수에 비해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은 인수합병(M&A)과해외채권발행 등 IB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데다 국내 증권사의 주업무인 위탁매매 부문에서도 실속을 챙기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위탁매매 생산성 외국계가 앞서 =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기준 국내 39개 증권사의 평균 위탁매매수수료율(온.오프라인 합계)은 0.162%인 반면 15개 외국계 서울지점은 0.255%로 국내사에 비해 57% 높다. 게다가 외국계 증권사는 큰 손들의 대량매매를 독식하고 있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자료를 보면 이달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대량매매 거래대금 19조810억원 가운데 78.2%를 외국계가 중계했으며 거래실적 상위 6개사는 모두외국계 증권사다. 대량매매란 매매 수량이 거래 단위(1주 또는 10주)의 500배 이상이거나, 거래대금이 1억원 이상으로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서 운영하는 대량거래네트워크시스템(K-Blox)을 통해 체결되는 거래를 말한다. ◆M&A는 외국계 독무대 = '투자은행업무(IB)의 꽃'이라고 불리는 M&A 시장은 산업은행을 제외하면 외국계 증권사의 독무대나 다름이 없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현재 UBS증권(19.4%)와 모건스탠리(16.8%), 산업은행(14.3%), 메릴린치(10.1%), 리만브라더스(10.1%) 등 주간사 실적 기준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M&A 시장의 70.7%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은 글로벌 투자은행에 비하면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이번 호황기를 이용해 위탁매매 수익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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