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변호사 찾아가기


변호사인 필자에게 친구들이 상담 차 찾아와서 운을 떼는 첫마디는 대개 이렇다. "이런 걸 물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이야기 중 상당 부분은 법률 문제이기는 해도 법적 구제책이 없거나 인생 상담과 비슷하지만 상담 후에는 대체로 속이 시원해진다고 한다.

일반인이 변호사에 대해 갖는 궁금증의 내용이 정작 변호사에게는 의외인 경우가 많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부족한 탓일 게다.


소송을 할 일인지 아닌지 모르면서도 변호사를 찾아갈 수 있을까.

물론이다. 먼저 찾아가서 물어봐야 한다. 법률 문제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것부터가 변호사의 일이다. 노후에 자식들이 부모를 돌보지 않으면 어쩌냐 하는 질문을 예로 들어보자. 그것이 단순한 불효의 문제인지 아니면 법적인 부양의무 불이행의 문제인지를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변호사다.

또 상담 후에 사건을 맡기지 않아도 변호사가 기분 나빠하는 게 아닐까 고민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상담하고서 사건을 위임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럴 경우 상담료를 내야 할까. 받기도 하지만 받지 않는 사무소가 대부분이다. 궁금하면 미리 물어서 확실하게 해두면 된다.


아는 변호사가 없는데 도움을 받고 싶으면 어떻게 할까. 각 지방변호사회에 전화해 보면 누가 좋을지 알려 준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안내가 나와 있다. 법률사무소 이름을 알면 그냥 대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된다.

관련기사



법률사무소에 전화만 해도 비용이 청구되는지 역시 자주 접하는 질문이다. 어떤 사무소에서는 통화시간에 대해 분 단위로 비용을 청구한다고 알리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국적이나 유학 등 특수한 분야의 자문을 전문으로 다루는 사무소가 그렇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무소는 전화 통화 자체에 대해 비용을 청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법률 문제는 전화만으로 제대로 답변하기 어려울 때가 많으니 변호사를 직접 만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건이나 사무를 위임할 경우 보수는 얼마나 될까.

일의 내용에 따라 다르다.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비교적 간단한 소송 사건은 300만원 이하의 수임료를 받고 처리해 주는 곳도 흔해졌다고 한다. 고문변호사를 두려는데 보수는 얼마나 줘야 할까. 이것도 함부로 말하기 어렵지만 한 달에 100만원 이하의 고문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아예 변호사를 회사나 단체의 사내변호사로 채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한변협에 의뢰해 채용공고를 내면 된다.

그렇다면 대우는 어떠한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대기업에서는 이미 변호사에게 대리 직급을 주고 그에 상응한 급여를 지급하는 곳이 생겨났다. 사내변호사는 소속한 회사나 단체의 소송을 수행할 수 있는가. 그렇다. 다만 수행할 수 있는 사건의 수에 제한이 있다.

우리나라의 변호사 수는 올해 1만4,000명을 넘어섰다. 변호사를 만나기 어렵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일은 어렵지 않다. 망설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길은 열려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