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침체 지속땐 외자유치등 효과 미미(국내경제)

◎채권 조기개방의 영향최근 환율이 9백원선을 넘어섬에 따라 기업들의 환차손 증가는 물론 자본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적자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종합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환율이 급상승함에 따라 외국인 또한 환차손을 의식하고 있어 정부의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확대의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정부는 최근 대기업의 무보증 회사채와 관련된 채권시장을 조기 개방할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지난 94년 중소기업이 발행한 무보증 전환사채부터 개방되기 시작해 97년 6월 대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까지 개방되었으나 중소기업 채권은 신용도 문제로, 대기업 전환사채는 주식시장이 이미 개방되어 있다는 이유로 실제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투자액은 7월말 현재 1천5백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즉 기존의 계획에 따라 올해 중으로 중소기업 및 대기업의 전환사채에 대한 채권시장이 개방되었지만 주식시장의 침체 여파 및 이미 20% 이상의 주식시장의 개방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 자금유입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지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기아 사태 해결의 지연에 따른 금융 위기감, 그리고 외환보유고 감소에 따른 외환 위기감 등이 고조됨에 따라 정부에서는 그 해결책의 일환으로 오는 99년으로 예정되어 있는 대기업 무보증 회사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이르면 연말부터 앞당겨 실시할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또 증권사들에도 해외증권 발행을 허용하고 기업들이 해외에서 조달한 자금을 국내로 들여올 수 있도록 하는 등 외화 유입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강구되고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보증부 회사채는 채권이라기 보다는 금리상품이기 때문에 국내외 금리차가 1∼2%까지 좁혀지기 전에는 외국인들에게 개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리고 무보증 회사채는 외국인들에게 상당한 투자 메리트를 제공하면서 외국자본의 국내유입을 촉진하게 될 것으로 일부에서는 전망하고 있지만 최근의 국내 경제 여건에 비추어 본다면 아직 무보증 회사채 시장을 개방할 여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고 본다. 그림에 의하면 95년 이후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어음 부도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보증부 회사채의 발행과 무보증부 회사채 발행이 양분화되고 있다. 보증부 회사채의 경우 은행의 보증이 있으므로 비록 경기가 나빠도 발행 및 상환이 잘 이루어지겠지만 무보증부 회사채의 경우 경기가 침체되면 될수록 은행의 보증이 없기 때문에 부도 발생 가능성이 높아져 그만큼 신용도가 떨어지게 된다. 그 결과 경기 침체기에 접어든 95년부터 무보증부 회사채 발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97년 들어서면서 한보 및 기아 등 대기업이 부도되는 상황에서 무보증 회사채 발행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최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증가로 인한 기업들의 연쇄 부도 가능성으로 인해 무보증 회사채의 신용도는 더욱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우리 경제의 심각성에 비추어 본다면 채권시장의 조기 개방으로 해외의 저리 자금을 유치할 필요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무보증 회사채 시장을 개방할 여건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그림에서 보듯이 최근의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채권시장을 조기에 개방하더라도 그 효과는 예상외로 미미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내 금리 전망/시중금리 12.2∼12.3%선 조정보일듯 지난주 시중금리는 9월 회사채 발행물량 급증, 외환시장 불안 지속, 추석을 앞든 자금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감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우선 9월중 회사채 발행허용량이 사상 최대치인 약 4조원대를 기록하였다. 이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대출 및 CP를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데다 외환시장불안으로 기업들이 자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8월중 발행포기물량이 5천억원대(발행허용량의 약 18%)에 달하는 등 최근 발행 초기물량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나 9월 회사 발행량 급증에 따른 금리상승 압력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편 원화환율이 달러당 9백원대를 상회하는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당국의 시장개입으로 원화흡수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고 추석을 앞두고 금융기관들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어 자금시장의 불안 양상도 지속되었다. 이번주 시중금리는 12.2∼12.3%대에서 조정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수지, 통화지표 등 거시경제지표의 개선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외환 및 자금시장의 불안 양상이 추석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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