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국계 미국인이 중국증시 개혁의 고삐를 쥐고 있다.제임즈 루이. 그는 40년전인 21살 때 캔자스대학 장학생에 뽑혀 미국으로 건너간 후 뉴욕 월가의 헤지 펀드 매니저로 성장한 인물이다. 그가 요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증시에 돌풍을 몰고 오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증시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외국인에게만 허용하던 B 증시를 내국 인에게 개방했다. 또 유동성 확대를 위해 파생상품 등 여러 다양한 거래 금융 기법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 속 루이는 모국으로 돌아와 증시 개혁을 위한 획기적 아이디어를 제시, 시장과 정부에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먼저 내년까지 정부의 주식매도 쿼터시스템을 폐지, 사기업이 직접금융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용이하게 만들자는 것이 그의 제안이다. 또 외국 기업들의 중국 증시 상장을 보다 확대하고 파생상품 등 새로운 거래 기법을 추가로 도입하여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들에게만 허용돼 있는 B증시를 내국인들에게도 개방해야 한다고 중국 정부에 그동안 줄기차게 건의, 최근 이 제도가 시행되는 데 일조를 했다.
그는 지난 90년대 미국에 있는 동안 증시 활황에 힘입어 막대한 재산을 거머쥐었다. 99년말 그는 상하이 증시를 아시아 최고로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안고 모국으로 돌아왔다. 당시는 중국 정부 또한 금융시스템을 개혁하고자 외국인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하려던 때였다.
그는 중국 증권 시장이 효율성이 떨어지는 국영기업들 중심으로 상장된 점과 정부 당국 또한 증시에 자주 개입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앞장 서 정부에 지적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할 경우 중국 증시는 해외증시와 직접 경쟁해야 함에도 불구, 준비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견해는 지금도 정부에 바라는 바다.
조국의 금융시장을 선진화시키겠다는 그의 포부 앞에 그러나 장애는 여전히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거래소의 관료주의. 성과보다는 연공서열이 앞서고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이를 회피하기에 바쁜 중국 금융가의 관행에 한숨이 나온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중국 증권업계는 루이의 여러가지 제안에 주목하고 있다. 루이 자신도 중국 증시 발전에 작은 힘을 보태는 것을 가장 큰 인생의 보람으로 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운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