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조 순매수… 외국인 다시 움직인다

노무라 등 특정 창구로만 매수 몰려... 추세로 보긴 일러


외국인들이 낙폭 과대주를 중심으로 1조원이 넘는 공격적인 저가 매수에 나서며 ‘몸풀기’에 나섰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다만 이날 외국인 매수세가 노무라 등 특정 증권사 창구로만 집중된 데다가 기업이익이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추세적인 것으로 보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보다 0.59포인트(0.03%) 상승한 1,880.70에 장을 마쳤다. 엿새째 상승이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928.40까지 주가가 치솟았다가 개인과 기관이 차익실현 매물을 서둘러 쏟아낸 탓에 오름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외국인들이 무려 1조947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끝까지 지지했다. 특히 노무라증권 창구 등 일부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매수가 집중됐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KB금융의 블록딜이 있었던 지난 7월8일(1조7,200억원)을 제외하면 지난 2009년 9월18일(1조4,194억원)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다. 최근 3거래일 동안 순매수 규모만 해도 1조5,611억원에 달한다. 특히 외국인들은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LG화학, 호남석유, 하이닉스 등 그 동안 낙 폭이 컸던 IT, 자동차, 정유ㆍ화학주를 ‘싹쓸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지수가 1,800대에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자 그 동안 팔아치웠던 국내 우량기업 주식들을 저가에 재빠르게 쓸어 담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그 동안 조정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각 증권사로부터 추천 받았던 내수주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지난 3거래일 동안 오리온을 310억원 어치나 팔아치운 것을 비롯해 락앤락, GKL, 신세계, KT, GS건설, SK텔레콤 등 흔히 내수기업으로 분류되는 상장사는 대부분 매도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최근 매수세로 돌아선 데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부양 기대감에 따라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지수가 모두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다 다른 나라에 비하면 국내 기업실적이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국내 IT, 자동차, 화학 등 수출기업의 경우 지난달 외국인들이 매도한 양이 워낙 많았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위기 이후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지난달 증시 폭락 때 비워뒀던 국내 주식 비중을 채우기 위해 여전히 저가매수 타이밍을 노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 매수세가 특정 외국계증권사 창구로 몰리고 있는 점,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 때문에 이것이 완전히 추세화될 때까진 아직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그동안 국내주식을 저가매수하기 위한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가 최근 증시가 어느 정도 안정되자 한꺼번에 사재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노무라 등 특정 증권사 창구로만 매기가 몰린 만큼 아직은 전반적인 추세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외국인들이 지난달 팔아치웠던 국내 주식 비중을 다시 조금씩 채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기업이익 하향 추세를 감안하면 외국인들이 완전히 돌아서는 데는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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