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고삐풀린 투자’ 잡힐까

최근 중국경제의 핵심과제로 떠오른 과열투자와 위안화 환율문제에 대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10일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원 총리는 이날 열린 전국 금융업무 회의에서 과열투자를 견제하기 위한 은행대출ㆍ투자 제한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대내외적 관심인 위안화 환율에 대해 “합리적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말해 급속한 평가절상 가능성은 배제했다. 과열투자 거품 우려 중국 경제의 과열투자 현상은 부동산 개발과 자동차 산업이 진원지로 지적된다. 이들 부문에 대한 지나친 투자는 철강 시멘트 전기 아연 등 원ㆍ부자재 산업의 급속한 투자 확대를 부르고 있다. 과열투자 현상은 경제성장율을 크게 웃도는 고정자산 투자에서 명확히 나타났다. 작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9.1%였지만 고정자산 투자는 5조5,000억 위앤(6,620억 달러)으로 전년비 26% 늘었다. 이러한 고정자산 투자는 대부분 은행대출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 은행대출은 전년비 21% 늘어 시중 통화량을 증발시키는 요인이 됐다. 작년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3% 오른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문제는 과열투자 진정 조치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중반부터 부동산 분야에 대한 대출제한 조치 등을 잇따라 발표했지만 채권ㆍ주식 시장의 미발달과 경직된 환율정책, 성장률에 집착한 지방이기주의로 인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 등 국제금융기관들은 과열투자를 잡지 못할 경우 자원분배 왜곡을 심화하고 거품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율체제 득실 계산 위안화 환율을 달러화에 고정시킨 현재의 환율 체제는 수출증대 효과를 무색하게 하는 역효과를 부르고 있다. 우선 위안화의 저평가가 지속됨에 따라 수입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재를 수입ㆍ가공하는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가공생산이 주류를 이루는 중국의 제조업 구조로 인해 위안화 저평가의 부작용은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된다. 위안화 평가절상을 겨냥한 투기성 핫머니가 대량 유입되는 것도 고민이다. 해외 금융기관들은 지난해부터 불법으로 들어온 외화 핫머니가 무역 흑자액과 맞먹는 2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돈은 시중의 위안화 유동성을 크게 확대해 인플레와 함께 과열투자로 연결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지도부가 환율안정을 고집하는 것은 고용확대와 농촌발전을 위해 성장우선 정책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금융 전문가들이 경직된 환율정책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위안화 평가절상의 불가피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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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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